세기상사, 잇단 유상증자에도 재무안정성 불안 여전
적자지속에 유동성·차입 부담 커져
흑자전환·자산매각 내년부터 예상
공개 2022-06-08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14: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최대주주 변경 후 체질 개선 중인 세기상사(002420)가 지난 2월 3자배정 유상증자 이후 3개월만에 8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동안 적자로 인해 악화된 재무안정성을 빠르게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유자산 재평가와 매각이라는 카드가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현금이 확보되는 비영업자산 매각의 경우 내년에 계획돼 있어 올해 실적 회복세가 더딜 경우 유상증자 효과가 길게 가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기상사는 기명식 보통주 101만7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모집가액은 7870원이며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총 80억원이 모집가능하다.
 
 
 
조달자금은 영화상영업 관련 단기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영화상영업, 석유판매업), 시설자금(석유판매업, 복합문화사업) 등 채무상환과 체질개선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구조가 영화상영(대한극장 운영) 부문으로 단일했던 세기상사는 지난해 2월 최대주주가 우양수산그룹의 계열사 우양산업개발로 바뀌면서 사업구조 개편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2분기 매출이 4억8000만원에 그치며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게 됐고 2020년 연매출 50억원 미만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이 3억4300만원에 그치며 상장적경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되자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한 매출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지난해 5월 우양산업개발 종속회사인 우양네트웍스가 운영하던 부산·경남 지역의 주유소 6개를 매입·임차받으면서 석유판매업에 진출했고 같은 달 스누미 IP(지적재산권) 계약을 통한 ‘스누피 플레이스 1호점’을 부산 해운대구에 오픈하며 문화레저사업도 추가했다.
 
이 영향으로 개선기간 만료(2021년 10월5일) 전인 2021년 2분기 매출 3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5억원 미만 요건을 해소했으며 2021년 매출 179억원으로 연매출 50억원 미만에도 벗어나며 관리종목에서 해지됐다.
 
매출은 반등에 성공, 성장세로 접어들었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00.4%나 늘었지만 석유판매업 진출에 따른 직원 고용과 주유소 매입으로 인한 감가상각비, 유류운송비, 카드사 지급 수수료 증가 등 판매비와 관리비가 14억원으로 149.7%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오히려 더 확대됐다.
 
올해 1분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5%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가 7억원으로 347.7% 늘면서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3억3500만원)와 큰 차이 없는 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 지속된 영업손실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좋지 못하다. 코로나19 악재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실적이 부진해 유동성 지표가 악화됐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0년 18.02%로 전년보다 167.51%p 하락한 뒤 2021년 21.8%, 올해 1분기 72.85%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유동자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으로 단기 채무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를 알려주는 당좌비율은 2019년 183.62%에서 2020년 17.87%으로 급락한 후 2021년 15.84%, 2022년 1분기 43.15%로 양호 기준(100%)을 한참 못 미쳤다.
 
또한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올해 1분기는 41.68%로 지난해 말 44.29%보다 개선됐지만 작년 기준 영화운영업 평균 25.43%와 운송장비용 주유소 운영업 평균 31.29%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론 여전히 적자이긴 하지만 올해 1분기 손실 규모가 줄어드는 등 석유판매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회복세로 인해 유동성 관련 지표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와 계획대로 1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이 상환될 경우 유동성은 좀 더 개선된다.
 
그럼에도 이 정도 규모의 유상증자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세기상사는 신사업을 통한 수익성 회복으로 재무건정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석유판매업과 문화레저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흑자전환은 2023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화레저사업의 확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회복을 이끌고 있는 석유판매업(1분기 기준 매출 비중 93.13%)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영업이익률이 0.97%에 불과하다. 세기상사는 지난 4월 1개의 주유소를 임차했으며 오는 12월까지 3곳의 주유소를 더 추가, 10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보유 부동산 재평가와 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을 고려되고 있지만 보유 부동산 매각은 실질적인 자금은 유입되지 않으며 토지매각의 경우 2023년 예정돼 있다. 올해 대규모 차입금 상환은 힘들다는 의미다.
 
IB토마토는 세기상사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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