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면서 신용평가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보험업계가 금리 상승 여파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줄면서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은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본관리 순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등급(A)에 대한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후순위사채(A-)와 신종자본증권(BBB+)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바꿨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평가 배경에는 특히 수익성이 회복됐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2019년에는 손해율 상승과 구조조정 비용으로, 2020년에는 항공기 등 대체투자 관련 손상차손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1년 이후 보험영업 수지와 투자 손익이 모두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2019년 –709억원으로 적자를 봤다가 2020년 –310억원으로 폭을 개선했고 2021년에는 1294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12억원에서 –242억원으로 줄었다가 1199억원으로 증가했다.
손해율(경과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 비율)은 2019년 96.5% 수준에서 2020년 88.6%, 2021년 87.5%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운용자산이익률은 3.87%에서 1.57%로 떨어졌다가 3.27%로 다시 올랐다. 특히 경과운용자산이 6조8831억원에서 7조4673억원까지 증가했다. 투자영업손익은 2020년 1146억원으로 줄었지만 2021년 2440억원으로 회복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19년 –6.69%에서 2020년 –2.53%, 2021년 12.3%로 개선됐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0.67%에서 –0.29%로 올랐다가 다시 1.37%로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옥 매각이익과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세전이익이 약 1300억원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등 보험영업 수지 개선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자본관리 부문에서는 부담이 있지만 이는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보험업계 전반에 RBC비율 하방압력이 작용했지만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RBC비율의 금리 민감도가 높지 않아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RBC비율 추이는 2019년 171.3%에서 2020년 162.3%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181.1%로 다시 올랐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RBC비율 175.3%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냈다.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이번에 등급 전망까지 안정적으로 변경되면서 자금조달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신종자본증권 400억원을 발행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공모희망금리 밴드가 6.2~6.8%였지만 참여기관이 없어 상단인 6.8%에서 결정됐다.
메리츠증권(008560)이 인수 기관으로 참여하면서 자금은 조달했지만 인수 대가(인수금액의 1.25%)가 발생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나게 됐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상반기 중 RBC비율 방어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응을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라면서 “자본성증권 조기상환 예정 물량(후순위채 900억원)과 K-ICS 경과조치를 감안하면 하반기 중 추가 발행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RBC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자본확충 계획은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