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화재(000810)가 지난 2년간 코로나 환경에서도 해외법인의 선전이 두드러지며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이 빛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중국법인에서 부진했던 실적을 다른 법인에서 보전하며 수익 하락을 방어했다. 회사는 보험 영업 범위를 현지 대상으로 확장하면서 한편으론 투자·합작 전략을 강화하는 중장기적 청사진을 그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해외사업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 등에서 법인을 전개 중이다. 중국법인이 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미국에서 각각 1개 지점을 운영한다.
해외법인의 수입보험료는 2019년 4016억원에서 2020년 4022억원, 2021년 4243억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라는 악화된 대외여건 속에서도 보험료 수입이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에도 8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13억원) 대비 12.5%(89억원)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 295억원에서 2020년 334억원, 2021년 395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법인에서 감소한 보험료 수익을 유럽법인에서 메웠다. 중국법인 수입보험료는 2019년 1656억원에서 2020년 1730억원으로 4.5%(74억원) 증가했다가 2021년 1604억원으로 7.3%(126억원) 감소했다. 반면 유럽법인은 같은 기간 383억원에서 543억원으로 41.8%(160억원) 늘어난 후 다시 724억원으로 33.3%(181억원) 증가했다.
베트남법인과 싱가포르법인은 2020년 보험료수익이 각각 544억원, 863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574억원, 1035억원으로 회복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2019년 303억원에서 2020년 342억원으로 늘었다가 2021년에는 306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해외법인에서 다루는 보험 종목으로는 특히 화재보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화재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 2076억원에서 2020년 2310억원, 2021년 2542억원까지 늘었고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7%에서 59.9%까지 증가했다. 화재보험 뒤를 해상보험(13.9%)과 자동차보험(11.8%), 특종보험(10.3%)이 따르고 있다.
화재보험은 다른 보험 대비 손해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경과손해율(경과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 비율)은 합계 57.7%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화재보험이 37.2%로 가장 낮았고 특종보험이 81.1%, 자동차보험 70.1%, 해상보험 41.9% 수준으로 확인된다.
화재보험에서 낮은 손해율을 유지하면서 발생손해액 규모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보험과 해상보험, 특종보험 등은 지난해 손해율이 직전해 대비 상승했지만 화재보험은 유일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화재보험 발생손해액은 131억원으로 2020년(232억원) 대비 43.5%(101억원) 감소했다.
해외법인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1조6120억원이며 이 가운데 9836억원(61%)을 운용자산으로 사용했다. 현금·예금 및 신탁이 92.7%, 유가증권이 7.3%다. 운용수익률은 2020년 3.03%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97%까지 떨어지면서 운용수익도 158억원에서 149억원으로 감소했다.
삼성화재 본사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해외법인은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계 기업이나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의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펼쳐오다가 해외 현지 기업과 현지인까지 대상을 넓혔다. 최근에는 현지 보험사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하는 운영 전략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2019년 5월 영국 로이즈 시장에 진출, 손해보험사 캐노피우스(Canopious Group Limited) 기업의 100% 주주인 포튜나 탑코 유한회사(Fortuna Topco Limited)의 지분을 인수하고 추가 투자에 이어 2020년 11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최근 로이즈 상위 보험사들은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의 요율 인상 기조를 고려해 추가 성장과 이익창출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있는데, 삼성화재 역시 포튜나 탑코 유한회사의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중국법인은 현지 IT기업인 텐센트와 협력해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을 추진 중인데, 중국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지난 2020년 11월 계약을 체결했지만 현재 중국금융감독당국의 최종 승인이 미뤄지면서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회사는 승인이 나는 대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해 영업을 개시할 예정인데, 특히 텐센트의 IT 기술을 활용해 중국법인을 온라인 개인보험사업 중심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 9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본사가 해외법인을 설립해 직접 사업을 진행했으나 최근에는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노피우스와 합작을 통해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다양한 협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향후 수년간 유의미한 규모의 추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