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주리 기자] #
롯데제과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롯데푸드(002270) 흡수합병계약을 승인한 가운데, 양 사의 합병배경과 합병 이후 시너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 사는 이후 29일 주식매수청구대금을 지급하고 내달 1일부로 합병 절차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합병 후 신주 상장은 7월20일로, 공정위 허가 또한 받아 둔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1분기 원재료비 및 에너지 단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제과는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505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4%, 영업이익은 무려 58% 감소한 수치다.
롯데푸드 또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4133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올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2.0% 급감했다.
양사는 1분기 수익성 감소의 주 요인으로 국내외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 단가 상승을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밀가루, 식용유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롯데제과의 경우 러시아 분쟁 후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외화환산손익 악화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푸드는 원가 부담과 가정간편식(HMR)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푸드는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감소세에 놓여 있다. 롯데푸드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8년 3.73%를 찍은 이후 지난해 2.39%까지 떨어졌다. 수익성의 지표를 알 수 있는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17년 11.82%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0.14%를 기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 또한 지난 2017년 7.43%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0.08% 수준으로 떨어졌다.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순이익증가율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2017년 63.43%로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01.49%로 곤두박질쳤다.
롯데제과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영업이익률과 ROA, ROE는 지난 2019년까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이후에는 다소 정체된 수치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증가율과 순이익률은 각각 2018년 665.24%, 332.16%에서 –3.62%, -12.89%까지 추락했다.
제과는 오리온(271560)에게 밀렸고, 빙과는 빙그레(005180)에게 밀리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다만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법인 통합 이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는 합병 효과를 고려한 올해 실적 목표치로 4~5%대 영업이익 신장을 내세운 상태다. 양 사가 합병 필요성 근거로 든 항목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온라인 채널 대응 효율화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 △인프라 통합을 통한 효율성 강화 등이다.
우선 롯데제과는 합병을 통해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을 통합하는 등 빙과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은 빙그레(28.0%)가 해태(12.2%)를 인수하여 합산점유율 40.2%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롯데제과(30.6%)와 롯데푸드(14.7%)의 합병을 통해 점유율을 45.2%를 확보하며 선두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것이 롯데제과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현재 중복된 생산 및 물류 라인과 브랜드를 축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는 현재 약 20개국, 50개의 거래선을 통해 해외 수출을 전개하고 있으나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의 4배에 달하는 70여개국, 200여개의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도 카자흐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는 최근 인도와 러시아 등지에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국내 인기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한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제과의 해외 루트를 적극 활용한다면 캔햄, 분유 등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롯데푸드의 제품들의 판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합병은 소비재 사업(B2C) 중심에서 롯데제과와 유지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중간재 기업(B2B)인 롯데푸드가 만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롯데푸드 입장에서는 다소 부족했던 소비재 사업에 대한 영업 노하우와 인프라 등 롯데제과의 B2C DNA를 흡수해 최근 성장하고 있는 HMR 사업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점차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의 추세를 반영, 각자 운영하고 있던 이커머스 조직을 통합, 일원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자사몰을 통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양 사의 전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양 사가 각각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합병으로 보인다”라며 “롯데제과 같은 경우 국내 성장이 제한적이고 매출이 우수하게 나오던 품목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둔화세에 놓이게 됐는데 시장 성장이 제한적으로 변한 국내가 특히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푸드의 경우 B2B쪽으로는 사업 역량은 우수했으나 B2C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양 사가 합병을 하면서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카테고리를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효율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기조가 있다”라며 “이번 양 사의 합병은 그룹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탄 영향도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양 사의 합병 이후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라고 평했다. 이어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가 달라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선 빙과부문에 대한 시너지가 크게 날 것으로 보이며 추가적으로 수출을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나 공장단에서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같이 합병이 이루어지면서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측은 <IB토마토>에 “합병을 통해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종합 식품 범주의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재 중심인(B2C) 롯데제과와 유지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중간재 기업(B2B)인 롯데푸드가 만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며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통합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합병으로 롯데제과는 매출규모 3조 7천억원에 달하는 글로벌식품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라며 "향후 그 위상에 걸맞은 우수한 인재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