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 3월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포기했던 보로노이가 공모가 밸류에이션을 조성해 다시 한번 코스닥 시장 진출을 노린다. 공모가 희망밴드를 낮추고 보호예수 물량을 늘려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시)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등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로노이 IPO 개요 변화. (사진=IR큐더스)
24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총 공모주식 수는 지난 3월보다 35% 줄어든 130만주로 결정됐다. 공동 대표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003530)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은 밸류에이션을 다시 책정, 비교가치 주당 평가가액은 7만2464원으로 8.5% 낮췄으며 10%p 이상 오른 할인율 36.52~44.80% 적용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4만~4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철회했던 IPO보다 발행 주식 수가 줄고 공모가가 낮아지면서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520억~598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시가총액 역시 5055억~5813억원으로 예전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낮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로노이는 기존 주주의 보유 주식에 자율적인 락업을 걸었고 보호예수 물량이 74.4%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상장 후 1개월 내 유통주식 물량이 이번 공모물량을 제외하면 15.31%로 축소돼 오버행 이슈로 피했다는 평가다.
이익 미실현…기술이전 합산 계약 규모 2조원 넘어
기술성장특례를 적용 코스닥 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아직 실질적인 이익은 내지 못한 상태다. 수익성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19년 -542억원, 2020년 -270억원, 2021년 -108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019년 -537억원, 2020년 -265억원, 2021년 -156억원으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술이전이 발생하는 중이다. 실제 2020년부터 3건의 미국 기술 수출과 1건의 국내 기술이전에 성공, 상장 전 2조1000억원가량의 기술이전 합산 계약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3억원에서 2020년 62억원, 2021년 148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도 점차 줄고 있으며 특히 최근 기술이전 계약 반영에 따라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76% 늘어난 261억원으로 추정하는 상황이다.
보로노이는 매출 965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각각 711억원, 704억원을 달성하며 2024년 첫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별화된 약물설계 기술력…파이프라인 확보 노력
올해 5월 기준 보로노이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증권신고서)
보로노이는 세포 내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550여개의 인산화효소(Kinase) 중 질병의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병을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핵심기술은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Kinase Profiling)’으로 기존 억제제들이 암의 원인인 돌연변이 단백질만 정밀 타격하지 못하고 정상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도 함께 타격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투과 기술을 바탕으로 보로노이가 개발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글로벌 경쟁사 보다 월등히 높은 70~100%까지 도달해 폐암치료제 분야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실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보로노믹스 플랫폼’을 통해 타사 대비 3배 빠른 1~1.5년 이내에 파이프라인을 도출할 수 있어 기술이전이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독자 개발, 전임상과 임상 1, 2상에서 기술이전하는 보로노이의 사업모델을 갖도록 했다.
보로노이는 다음달 8~9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최종확정한다. 같은 달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며 상장예정일은 6월 말이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