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OK저축은행이 균형 있는 여신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수익성을 다각화하며 탄탄한 내실화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외형 성장에 우선 순위를 두기 보다는 지속적인 수익성 확대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방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2조249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8% 증가했다.
국내 저축은행 중 총자산 10조원이 넘는 곳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뿐이다. 작년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1507억원으로 OK저축은행과 차이는 9013억원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 2020년 SBI저축은행(11조2552억원)과 OK저축은행(9조162억원)의 자산 규모가 2조2390억원 차이 났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격차를 크게 줄인 셈이다.
(사진=OK저축은행)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에 편중된 대출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자산 규모가 성장했다. 작년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10조3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늘었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개인대출이 4조9864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48.18%)을 차지했다. 이어 중소기업대출이 4조6460억원(44.89%)으로 뒤를 바짝 쫓았고 공공·기타 5559억원(5.37%), 대기업 1614억원(1.56%)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신 규모도 전년 대비 36% 늘어난 10조8098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과 보통예금이 각각 8조7224억원, 2조677억원으로 수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OK저축은행의 성장은 모회사인 OK금융그룹이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일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했는데, OK금융그룹은 사업이익 증가 등의 이유로 대기업집단에 신규 포함했다.
작년 말 기준 OK금융그룹의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21조7020억원, 60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OK저축은행의 비중은 총자산 56.4%, 당기순익 40.3%(2434억원)로 OK금융그룹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 셈이다.
OK금융그룹의 대기업집단 선정에 따라 올해 OK저축은행은 성장 폭을 확대해 저축은행업계 1위 자리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
작년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여신과 수신 규모는 11조3330억원, 11조3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3%, 15.5% 증가했다. OK저축은행과 비교해 여·수신 규모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다.
OK저축은행이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고 여신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과 비교해 SBI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중심으로 여신을 구성했다. SBI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가계대출이 6조1640억원으로 과반수 비중(54.3%)을 차지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 규모는 4조8797억원, 2조8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업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금리대출의 경우, SBI 저축은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SBI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 금액은 6980억원을 기록했고, OK저축은행은 2134억원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금리 면에서도 신용평점 701~800점 기준 SBI저축은행 평균금리는 12.84%, OK저축은행은 13.73%로 SBI저축은행 상품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금리 예금상품을 찾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예금금리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신 부문에서는 OK저축은행이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달 20일 12개월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OK저축은행이 최고 2.85%, SBI저축은행이 최고 2.65%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상품을 제공해 금융소비자들이 좋은 재테크 방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비대면 상품 출시를 통해 젊은 세대도 간편하게 상품에 가입하고 해지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OK저축은행은 IB 부분 역량 강화와 영업점 생산성 제고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IB 사업부를 신설해 부동산금융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 안정적인 수신 확보와 여신 활동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자산 확대 등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확보를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스크 관리 등 내실화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