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국내에 ‘PB(프라이빗뱅커)’ 개념을 처음 도입한 하나은행이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은행권 WM(자산관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이에 올해 하나은행은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디지털 WM 본부를 신설하고, 금융뿐만 아니라 문화, 시사교양 등 비금융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하나은행은 전국에 9개의 PB지점을 두고 있다. PB지점은 은행에서 거액 예금자를 상대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WM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지점이다. WM 부문에서의 성과는 업무대행·펀드·신탁·방카슈랑스 수수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PB·WM센터 분포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WM센터는 전국 2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PB센터 21개, 우리은행 PB센터 11개로 집계됐다.
(사진=하나은행)
올해 1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이 WM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는 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소폭 감소했다. WM수수료 수익은 신탁·펀드판매·방카슈랑스 수수료 등으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 WM 수수료를 살펴보면 △국민은행 1070억원 △신한은행 728억원 △우리은행 64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WM 관련 수익이 신한은행과 함께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시중은행 전반적으로 WM 수익 규모가 줄었는데, 하나은행은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34% 크게 줄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2%, 14% WM 관련 수익이 감소했다.
최근 시중은행은 새로운 WM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PB센터를 개점하는 등 WM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마이데이터 등을 통해 일반 고객들에게 WM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액자산가에게는 세분되고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트랙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 1995년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PB’ 개념을 도입해 WM 서비스를 제공하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WM 서비스 경험을 쌓아왔다. 하나은행은 WM 사업 강화를 위해 PB센터를 확장하기보다는 일반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전문가(PB)를 배치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일반 영업점에 배치된 GOLD PB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VIP PB를 포함해 총 300여명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활동 중이다. 이들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상품연수 등 고객 생애주기별 관리뿐만 아니라 문화, 시사교양, 부동산 등 비금융 전반의 교육도 제공한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PB 관련 주요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년에는 PBI사에서 선정한 ‘아시아지역 최우수 Private Banker상’, The Banker·PWM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최우수 PB 은행상’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통산 15회 Euromeny사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최우수 PB 은행상’을 받았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Global Finance사에서 선정하는 ‘글로벌 최우수 클라이언트 서비스’를 수상했다.
올해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간 치열해진 WM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디지털·비금융 등 분야에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디지털 WM 영업부를 신설한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따라 영업점을 직접 내점하지 않고 모바일 채널을 통해 본부주도형 VIP 고객관리조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옴니채널의 VIP고객관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PB·리빙·AD 전문가가 원팀을 구성해 타깃 고객을 발굴하고 방문 상담을 추진해 세무·법률·부동산 등 강화된 ADVISORY 서비스를 제공한다. PB와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역량별 우수 직원을 선발하는 등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래전부터 운영된 PB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로열티나 충성도를 기반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하나은행 WM 본부는 자산관리 분야의 강점은 더욱 강하게 발전시켜 VIP 고객에게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