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매출 성장세 속에 비용을 줄이는 전략으로 수익성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해 차입부담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말 기준 연구개발비는 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59억원에서 1조2032억원으로 11.8% 늘어나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7.6%p 감소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한미약품은 매년 자체 생산한 제품의 매출 비중이 90% 정도로 제약업계에서 우수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품 매출을 공시한 대형제약사 중 지난해 기준 90% 제품 매출 비중을 넘긴 곳은 한미약품(90.6%)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92.3%) 뿐이다.
하지만 높은 제품 매출 비중과 달리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수익성이 썩 좋지 않았다. 매출액은 1조원 안팎이었지만, 평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7.2%에 달했다. 무엇보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개발 분담금 2450억원이 반환되며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이 이어졌다. 여기에 바이오플랜트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비롯한 유형자산투자비용(CAPEX)도 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투자확대 여파로 회사의 차입금 규모는 2016년 3322억원에서 2020년 8022억원으로 141.5% 정도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은 3277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55% 쪼그라들었으며, 이에 따라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45억원에서 6522억원까지 급속도로 불어났다.
지난해 들어 한미약품의 현금흐름을 제약하던 요소들이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2015년 선수수익으로 인식했던 금액 반환이 대부분 완료됐고, 2016년 이후 이뤄진 반환의무가 없는 기술수출 금액은 수익으로 인식돼 현금흐름 변동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재무안정성도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08.6%로 전년보다 17.6%p 감소했으며, 순차입금의존도는 25.5%로 9.3%p 줄었다. 지난 2020~2021년 CAPEX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회사는 연구개발비·CAPEX 규모 감소 등에 기반한 지속적인 차입규모 감소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2020~2021년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감소 추이가 확인되고 있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