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대우건설(047040)이 사업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물론 단기금융상품 규모도 크게 늘면서 언제든 신규 먹거리 사업에 발 빠른 투자가 가능해진 상태다.
9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610억원으로 8064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31.6% 늘었다. 대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긴 것은 2010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계정 과목을 공개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대우건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자산도 같은 기간 4285억원에서 1조1997억원으로 3배 가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금융상품자산도 계정 과목을 공개한 이후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1년 만에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이 크게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재무구조 개선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원가율 절감이 꼽힌다. 지난해 대우건설 원가율은 85.73%를 기록했다. 이는 87.71%를 기록한 전년보다 1.9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원가율 90.12%를 기록한 2019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39%포인트 크게 개선됐다.
특히 원가율 개선이 영업이익률 성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매비 및 관리비 금액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2019년 4.21%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8.50%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사업부문 별로 살펴보면 신사업 부문이 영업이익률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16.10%를 기록해 전체 사업부문 4곳 중 1위를 차지했다. 신사업 부문은 해외 개발·투자 시장을 확대하자는 취지로 2019년 신설된 조직으로 베트남 하노이의 스타레이크 시태 개발 등을 담당했다.
다만, 신사업본부는 올해 초 중흥그룹 인수 이후 첫 조직개편에서 해체됐다. 대우건설은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위해 조직을 통합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어 주택건축 부문도 영업이익률 12.23%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그 이전까지 10% 안팎을 유지하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크게 성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설 분야에서 주택건축 사업이 가장 큰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타 재무구조도 양호한 상태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225.1%를 기록하며 247.6%를 기록한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다. 아울러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0년 말 기준 9.0%에서 지난해 말 7.7%로 소폭 감소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향후 개발사업 등 적극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우건설 실무진들은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를 방문해 신규 주거사업에 대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기타지급채무 중 미지급비용 1조원이 잡혀 있어 올해 이에 대한 비용 처리가 이뤄지면 재무구조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지급비용은 전년과 비교해 4078억원 늘어난 상태다.
특히 이 비용에는 자재비 등을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포함돼 있다. 아직 카드사에 대한 결제기한이 남아 있어 미지급비용으로 분류하고, 영업활동현금으로 표시한다. 구매카드 사용과 관련된 부채는 지난해 초 2157억원에서 기말 650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해외사업과 국내 주택사업 관련 공사현장이 늘어나면서 자재비를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이전보다는 늘어난 부분이 있다"라며 "대부분 6개월 안에 갚아야 되는 비용이긴 하지만, 계속 매출이 일어나고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미지급비용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