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 1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또 다른 경사가 생겼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인정받아 신용등급이 올라간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용도가 상향되면서 자금 조달과 외형확장, 수익성 다각화 등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9일
한국기업평가(034950)(KR)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KR은 삼성바이오의 신용등급을 올린 이유로 우수한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높은 성장세와 재무건전성 등을 꼽았다.
김승언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제약사 로슈를 비롯한 다수 글로벌 대형제약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거래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CMO(의약품 위탁 생산) 사업 특성상 주로 5년 이상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은 실적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5113억원·영업이익 176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37% 성장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했고,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급 안정성을 위한 CMO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는 꾸준한 실적 향상을 바탕으로 수익원 다각화와 외형 확대에도 힘써왔다. 특히 최근 잔여 지분 매입으로 100% 자회사가 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사업 영역을 신약·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0월에는 단일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4공장이 부분 가동을 시작하며, 인천 송도에도 4260억원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추가 용지매입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 자료=한국기업평가
뛰어난 수익성과 함께 삼성바이오의 신용도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재무안정성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9.7%로, 건전성 지표인 300%를 한참 밑돈다. 순차입금의존도도 –0.7%로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를 유지 중이다. 현금성자산은 1조3475억원에 달하는 데에 비해 단기성차입금은 1674억원에 불과해 유동성 우려도 적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에 1조2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소요됐지만, 이를 3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상쇄해 재무안정성을 지켰다”라고 설명했다.
계열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도 삼성바이오의 신용도 보강 요인 중 하나다. 현재 삼성바이오의 최대 주주는 43.06%의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028260)이며, 2대 주주는 지분 31.22%를 보유한
삼성전자(005930)다. 양사 모두 수익성과 사업 안정성이 우수해 지원 여력이 충분하고, 미래 부가가치 사업인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이다.
다만 앞으로 증설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는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언 연구원은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예상되나, 투자 규모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파악된다”라면서도 “잠재 수주 물량과 매우 우수한 거래기반을 고려할 때 투자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