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2015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는
유틸렉스(263050)가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에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매출 발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술이전을 위해 보유 파이프라인의 임상결과가 중요한 만큼 연구개발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틸렉스는 신주 7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신주 물량은 전체 유통 주식의 40.73% 달하며 예상모집가액(1만3800원) 기준 모집총액은 966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10%p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3.1%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기준 30%가 깨지는 것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권병세 대표이사가 16.8%, 그의 아내 한명희씨가 7.1%, 그의 세 아들이 각각 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이번 유상증자 청약 물량에 30% 내외로 참여할 것을 밝혔는데 유상증자 참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틸렉스 주식(구주) 일부를 블록딜(장외대량매매)로 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유상증자만 진행했을 때보다 더 떨어지게 됐다.
실제 권병세 대표와 한명희씨는 각각 40만주 내외(지분율 2.4%, 보통주 기준)와 15만주 내외(지분율 0.9%, 보통주 기준)를 블록딜로 매각할 예정으로 지분매각 후 이들의 지분율은 14.3%, 6.2%로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유상증자 청약물량에 30%를 참여했다고 가정(세 아들 유상증자 불참)할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까지 하락한다.
여기에 미상환 전환우선주(225억원)와 전환사채(188억원) 물량도 남아있다. 이번 유상증자 후 전환가액이 조정돼 전환가능 주식수가 전환우선주의 경우 165만1280주, 전환사채는 125만1402주로 모두 전환될 경우 최대주주 지분은 10.5%까지, 특수관계인과 합한 지분율은 21%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논란이 있음에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목적은 연구와 임상비용과 GMP 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 마련이다. 특히 임상에 대한 성과가 중요한 만큼 조달 자금 대부분이 연구개발·임상비용으로 사용된다.
유틸렉스는 현재 영업실적 성과가 거의 없다. 최근 3년간 영업실적을 보면 2019년 4억900만원, 2020년 20억3600만원, 2021년 7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기술이전에 따른 라이센스 수수료가 대부분인데 지난 2017년 맺은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 Pharmaceutical) 기술이전 효과가 지난해 끝남에 따라 당장 올해 매출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
당연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다. 경상연구개발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이 매년 증가하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하지만 유틸렉스는 현재 기술이전 외 매출이 발생하는 수단이 없다.
결국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성공적인 임상이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져야 하기에 임상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구나 빠른 기술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관리종목 지정요건 중 하나인 연 매출액 30억원(개별기준) 이상의 유예기간이 내년에 종료, 2024년부터는 매출이 발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이전으로 매출이 발생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2년 내에 임상 성과 등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면역 조절 항체치료제 ‘EU101’이 임상 결과에 따라 가장 빨리 기술이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틸렉스는 유상증자로 인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희석된다고 해도 여전히 안정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출과 관련해서는 기술이전으로 충분히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벗어날 수 있는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희석된다고 해도 20%대의 지분과 우호 지분 등을 고려할 때 경영권 위험은 없다는 판단”이라며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조속한 기술이전과 제품 출시로 매출 시현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