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운암3단지 조합과 지분 10%(717억원) 도급 계약…조합원 총회로 시공 배제된 사업지다른 건설사가 공사 후 공사비 청구하는 구조…도급액 717억원에 대한 '마진' 챙길 수 있어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합과 총 공사비의 10%에 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여론 악화로 시공 사업단에서 배제됐지만, 지분 참여 방식으로 여전히 총 공사비의 10%에 대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일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합과 도급계약 지분율을 변동하는 정정공시를 냈다. 정정 공시를 통해 조합과의 도급계약 금액이 기존 2510억원에서 717억원으로 줄었다. 총 도급금액 중 지분율도 35%에서 10%로 감소했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운암3단지 조합원 선거를 통해 시공사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5년
GS건설(006360), 한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시공사에서는 배제됐지만, 지분 참여 방식으로 직접 도급계약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총 공사비의 10%에 대한 통제 권한을 가지게 된 것이다.
쉽게 말해 전체 공사의 10%에 대한 공사비 717억원이 HDC현대산업개발 통장에 들어온 이후 공사를 직접 수행하는 다른 건설사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717억원에 대한 마진 등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외주주택 영업이익률은 11%를 넘겼다.
HDC현대산업개발은 <IB토마토>에 “향후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될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대산업개발이 공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다른 건설사가 시공을 하고 우리에게 공사비를 받아 가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담당한 구역의 공사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마진을 남기고 다른 건설사에 공사를 넘기게 될 경우 ‘옥상옥’ 구조가 형성되면서 실제 시공을 맡은 건설사의 마진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건설업에서 ‘재하청’ 구조는 부실시공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영업정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주택사업에서 여론 악화로 시공사 퇴출 움직임이 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기준 외주주택 매출은 2조449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2%를 차지했다.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인해 수주가 어려울 경우 직접적인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이 민간공사 22조5566억원, 관급공사 589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당장 큰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를 당해도 기존 수주 공사는 계속 공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3조3639억원) 기준 향후 7년간 먹거리를 확보한 상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