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001740)가 폐타이어 재활용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폐타이어의 경우 발생량이 많고 활용도도 높아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개최된 폐타이어 열분해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홍정의 SK에너지 에너지Net Zero실장, 박종혁 대호산업 대표이사, 장영욱 SK네트웍스 스피드메이트사업부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에너지
15일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는 국내 1위 재생타이어 제조기업 대호산업과 ‘폐타이어 열분해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는 이번 MOU를 통해 폐타이어를 활용한 저탄소 순환 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타이어의 수거·공급 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폐타이어 열분해 공정의 사업성을 확인하는 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정유사업 담당 자회사로 우리나라 최초의 정유사이고 SK네트웍스는 종합 자동차 서비스 브랜드 ‘스피드메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3사가 보유한 기술·데이터를 기반으로 충분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폐타이어는 국내에서만 연간 약 3000만개, 무게로 따지면 38만t가량 발생하며, 주로 산업용 고체연료로 가공돼 소각되거나 일부는 충전재·재생타이어 등으로 활용된다. 재활용이라고 해도 폐타이어를 단순 분해해 다시 쓰는 물리적 재활용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장영욱 SK네트웍스 스피드메이트사업부장은 “지금까지의 타이어 재활용은 폐타이어를 잘게 부수거나 변형시켜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는 정도였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타이어 자원 재활용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3사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과정을 통해 재생 카본(rCB recovered carbon black)과 열분해유를 생산하고, 이를 더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카본 블랙이란 분말 상태의 탄소로, 주로 고무 제품과 타이어 등의 충전재로 쓰인다.
SK에너지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열분해유를 추가로 정제해 친환경 나프타·친환경 항공유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방침이다. 폐타이어의 주원료 중 하나인 천연고무는 생물성(Biogenic) 자원으로 인정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생산한 제품들도 친환경 제품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SK에너지의 지난해 총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냈던 전년도보다 136.52% 이상 증가하며 712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도 32% 이상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분석 결과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지금을 뜻하는 잉여현금흐름(FCF)도 작년 말 기준으로 3532억원이 남아 폐타이어를 활용한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SK네트웍스는 전국 650여곳의 ‘스피드메이트’ 매장에서 나오는 폐타이어를 열분해 사업에 공급하고, 기존 폐타이어 수거업체들과 상생·협력할 수 있는 사업 체계를 구축한다. 대호산업은 재생타이어 전문기업으로서 열분해 설비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국내외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재생 카본의 활용방안을 개발하기로 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