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농협은행이 전국에 고루 구축된 영업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특히, 지방에 강한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어 지자체 시금고 예치금을 통해 저금리 수신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시현을 바탕으로 우수한 자산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을 나타냈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약 3659조7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의 국내 영업점포 수는 1115개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방대한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영업점포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어 지방에서 강한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예치금 등 공공금고 예수금은 전체 원화예수금의 약 23%를 차지한다.
자산운용은 대출채권 위주로 유지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 중 대출채권 비중은 80.5%로 나타났다. 이어 유가증권 14.3%, 기타자산 3.2%, 현금·예치금 2.0% 순이었다. 대출채권은 289조5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대출채권 증가율은 시중은행 평균인 9.2%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대출채권 구성은 가계와 기업여신이 균등하게 구성돼 있다. 작년 말 기준 254조2030억원의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각각 52.8%, 44.8%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지난해 가계대출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기업대출에서는 개인사업자대출 중심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기반으로 자산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기록했다. 작년 NIM(순이자마진)은 1.60%로 시중은행 평균인 1.44%보다 높았다. 이는 지방 영업망 영향으로 평균 대출금리가 비교적 높고 카드사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조4860억원, 1조55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2.6%, 12.1% 늘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농협은행은 시금고 예치금을 통해 저금리 수신기반을 확보하고, 평균 대출금리가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어 시중은행 대비 이자마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여신 금리 상승으로 NIM 등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로 전년 대비 0.1%p 개선됐다. 이는 시중은행 평균인 0.4%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BIS기준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도 18.3%, 15.3%로 전년 대비 각각 0.6%p, 0.3%p 상승했다.
김양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기록하고, 작년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시현으로 자본적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다만,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부실자산 증가 가능성이 잠재해 있어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