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형일 기자] KB캐피탈이 자본적정성 개선에도 질적으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캐피탈은 우수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바탕으로 레버리지배율을 끌어내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비중이 높은 점이 약점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사진=KB캐피탈)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배율로 금융당국은 2024년까지 9배, 2025년부터 8배 이내로 관리하도록 규제할 예정이다.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면 각각 8배, 7배가 적용된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유상증자와 달리 채권의 성격이 강하며 자본인정비율이 따로 존재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2019년 9.6%에서 2020년 8.9%, 7.9%로 개선됐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 등의 자본인정비율을 자기자본에 반영한 레버리지배율은 각각 12.4%, 11.8%, 9.9%를 나타냈다. 작년 말 KB캐피탈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은 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1조8214억원 중에서 22%를 차지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작년 말 KB캐피탈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지만, 우수한 수익성과 건전성 역시 자본적정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이 우수한 수익성을 이끌었다”라며 “건전성은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가 증가 추이를 보임에 따라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말 KB캐피탈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은 5641억원으로 조사됐으며 개인사업자대출을 제외한 기업일반대출은 1조8959억원, 개인신용대출은 1조844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67%, 76%, 36%를 가리켰다. 그 결과 작년 KB캐피탈의 순이익은 2069억원으로 전년 1377억원과 견줘볼 때 50.3% 불어났다.
아울러 KB캐피탈은 자산건전성이 제고됐다. 요주의이하여신이 2019년 4395억원에서 2020년 5236억원으로 불어났지만, 작년 125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도 1899억원, 2130억원, 2075억원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금융사는 연체 기간에 따라 대출채권을 정상·요주의·고정·추정손실·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하며 고정부터는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나이스신용평가도 KB캐피탈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자본의 질을 우려했다. 정원하 선임연구원은 “운용자산 확대와 조달·대손비용 관리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라며 “자동차금융자산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운용자산 위험도를 바탕으로 건전성이 우수하게 관리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보완자본인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증가하면서 자본의 질은 다소 저하됐다”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다만 모회사인 KB금융지주(
KB금융(105560))를 통한 자본확충 역량에 기반해 강화된 자본규제에 원활히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수한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보탰다.
한기평과 나신평은 KB캐피탈의 제489회 외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유로는 업계 2위의 시장지위, 낮은 사업포트폴리오 리스크 수준, 우수한 수익성·건전성, 자본적정성 개선 등을 들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