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KT(030200)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부문을 분사하고 매출 규모를 2조원까지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물적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KT클라우드의 경우 주주 보호 방안을 미리 발표하면서 갈등을 예방하는 모습이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이사. 사진=KT
KT그룹은 1일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문기업 KT클라우드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KT클라우드의 초대 대표이사는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 △IT부문장 전무 △DS 사업인프라 총괄 전무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 등을 역임한 윤동식 부사장이다. 윤동식 대표는 KT가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로, KT 클라우드 사업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지난해 KT의 클라우드·IDC 부문 매출액은 456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4.25%가량 증가했다. 2021년 KT의 연결기준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적지만, 성장세는 뚜렷하다.
KT가 클라우드 부문을 독립시킨 것은 국내외 클라우드·IDC 시장의 성장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굳히고, 해외 시장 공략에 역량을 쏟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클라우드·IDC 시장이 앞으로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6%를 기록해, 2025년에는 1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국내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KT클라우드는, 이번 독립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KT클라우드는 먼저 8000억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공공분야 전담 사업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전환(DX) 분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최근 떠오르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분야에도 집중, 글로벌 수준의 AI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출시한 ‘하이퍼 스케일 AI 컴퓨팅(HAC)’ 서비스를 필두로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AI 플랫폼과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KT클라우드 측은 “앞으로 최대규모 ‘GPU 팜’과 전용 AI 반도체 칩 개발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AI 풀스택’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IDC 분야에서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까지 대규모 IDC 공급에 나선다. 국내외 사업자·자산운용사 등과 제휴해 서비스를 확장·강화하고, 우즈베키스탄 등에 IDC 구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IDC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에너지 절감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 친환경 탄소저감 IDC를 만들고 있다는 점도 KT클라우드 IDC 사업의 특징이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2026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국내 최고 DX 전문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KT클라우드의 포부다. 윤동식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사업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제휴·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T클라우드는 이를 위해 연말까지 계속해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KT클라우드의 경우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미리 발표해 최근 문제가 되는 ‘쪼개기 상장’ 논란을 예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쪼개기 상장’ 문제의 경우 지난해부터
LG화학(051910)·포스코(
POSCO홀딩스(005490))·
LS(006260)일릭트릭·
NHN(181710) 등이 잇따라 성장성 높은 사업부를 물적분할, 상장하기로 하면서 해당 사업부를 보고 기업에 투자했던 주주들의 불만이 정점에 달한 상황이다. KT클라우드 역시 기존 클라우드·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설립한 것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아예 없지는 않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KT가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개정을 의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줄었다.
KT 측은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또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기업분할 관련 제도개선이 법제화되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주주가치 보호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