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캐피탈의 자본완충력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 하방압력은 완화됐으나 레버리지배율(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규제 강화 기조에 따른 자본비율 관리 필요성이 커진 데다 시장 금리 상승이 건전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한국캐피탈의 제482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지난 2001년 군인공제회에 인수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양호한 시장 지위를 보유한데다 유사시 대주주 등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1억3816만원으로 전년(320억5851만원)대비 65.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20억4015만원에서 746억9898만원으로 77.68% 늘었다. 대손상각비 감소와 영업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은 결과다. 다만 올해 들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레버리지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총 채권 성장률 감소와 부실자산 증가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레버리지 한도 규제의 단계적 강화와 한국캐피탈의 레버리지 수준을 고려할 때 자산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라며 “작년 9월 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적정성 하방압력이 완화됐으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은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는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강화하기 위해 10배였던 레버리지배율을 2022년부터 2024년말까지 9배로, 2025년 이후에는 8배로 규제하기로 했다. 작년 말 기준 한국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8.2배다.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될 경우 중기적 자본적정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소매여신 관련 모니터링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캐피탈의 부동산PF대출 규모는 5070억원 수준으로 전액 정상여신이지만 중소형 건설사 비중이 높고 시장금리 상승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한국캐피탈의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1.6%로. 2018~2020년 연평균 총자산 증가율은 19.2%로 집계됐다. 작년 말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0%, 1.6%로 나왔다. 윤 연구원은 “부동산PF대출의 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소형 건설사 비중이 높고 상업시설 비중이 작지 않은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며 “소매여신의 경우에도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저신용자의 소득 수준 저하와 시장금리 상승이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그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가 진전되면서 경제활동 정상화에 따른 실물경제 회복은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나,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축소,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 종료 등 출구전략 추진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회복 지연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로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되고 시장금리 상승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금리상승은 캐피탈사 이자마진과 대손비용 측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상승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운용금리 대비 빠른 조달금리 상승폭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 하향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인·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대손부담의 통제력이 향후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또 “캐피탈업권의 레버리지 규제 강화로 2022년 말 레버리지배수 규제 비율은 9배”라며 “이익누적, 자본확충, 성장속도 조절 등을 통해 지속적인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