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공모주 펀드' 강자로 꼽히는 에셋원자산운용이 특수목적법인(SPC)의 자산관리 등을 부수업무로 신고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공모를 철회하는 등 기업공개(IPO)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그동안 주력했던 공모주 펀드 부문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등으로 종합자산운용 라인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웰컴금융그룹이 웰컴캐피탈을 앞세워 에셋원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구축될지 관심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원자산운용은 이날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내달부터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금융자문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에셋원자산운용 수익성을 견인했던 공모주 시장이 대외 변동성에 따른 국내 증시 하락과 고평가 논란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공모주 특화하우스에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실제 에셋원자산운용은 올해 3월 들어서만 5개의 부수·겸영업무를 등록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 상황이다. 부수업무는 오는 4월1일부터 개시될 예정으로, 여기에는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컨설팅 및 금융자문 △금융구조의 설계 및 자금조달 방안자문 △상법상 SPC 및 조세특례제한법상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의 자산관리 및 사무대리 업무 △신디케이트론 등 구조화 금융 관련 대주의 대리금융기관 업무 △대출 중개·주선 또는 대리업무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부동산·특별자산에 투자 시 금융구조상 필요한 상법상 SPC 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PFV가 소유한 기초자산 처분 등에 대한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 사업에 관한 수익성 분석과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한 컨설팅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에셋원자산운용이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를 신규 신고한 것은 2017년 해외자산운용사 등 지원업무를 수행하기로 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지난 2000년 에이아이지투자자문코리아로 문을 연 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자산운용업을 허가받으며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했지만, 사실상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공모주 펀드에 치우쳐있었기 때문이다.
(출처=웰컴캐피탈)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에셋원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을 더한 운용자산(AUM)은 공모주펀드를 중심으로 한 혼합채권형펀드 설정액이 9355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1조6005억원)의 5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담는 파생형과 혼합자산형이 각각 6642억원, 8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운용자산은 전년(1조4380억원)에 견줘 11.30% 증가했다.
실적 역시 공모주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지난 2009년 홍콩계 파인브릿지자산운용에서 2017년 로건패스사모투자합자회사(PEF)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줄곧 순손실을 기록했던 에셋원자산운용은 코로나19 이후 증시활황과 높아진 IPO 시장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호실적 배경에는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등 공모주펀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점이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작년 에셋원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99억원으로 지난 2020년(21억원)과 비교해 5배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23억6000만원에서 92억5000만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공모시장 호황에 기댄 성장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일부 공모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인카금융서비스(211050)와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
노을(376930) 등 상장사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을 하회하는 등 공모주 투자 열기가 누그러진 데다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에셋원자산운용 입장에서는 공모주펀드 자금 유입 둔화와 환매에 대비할 필요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출처=웰컴금융)
키는 웰컴금융그룹이 가진 상황이다. 웰컴금융그룹이 자회사 웰컴캐피탈을 통해 에셋원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간 협업 등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작년 6월 웰컴캐피탈은 로건패스PEF와 에셋원자산운용 지분 100%를 43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현재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특히 웰컴금융은 2024년 종료 예정이었던 대부업을 지난해 정리하며 웰컴저축은행과 웰컴캐피탈을 중심으로 신사업투자에 나서기로 한 만큼 올해 상반기 중 자산운용사 취득을 비롯해 금융 부문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셋원자산운용의 경우 종합운용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공모주 펀드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부동산, 대체 투자 등으로 영역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저축은행 등과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에셋원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수업무는 부동산 대체 상품 개발 시 필요한 업무로, 기존 공모주뿐만 아니라 대체부문으로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웰컴금융과의 시너지 등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