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금호석유(011780)화학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이 모두 가결되면서, 박철완의 2차 조카의 난이 좌절됐다. 이로써 금호석유화학은 경영권 방어에 완전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앞으로의 경영 발전을 위해서는 이사회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5일 개최된 제 45기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배당 관련 안건은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1만원·우선주 1만50원 안이 가결됐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사측이 추천한 박상수·박영우 후보가 선임되었다. 감사위원회 위원 역시 사측 후보인 박상수 교수가 선임됐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전체 의결권 주식 수 약 2504만 7000주 중 출석한 주식 수는 약 68%에 해당하는 1705만 7000주이며, 모든 안건에서 회사 측 안이 주주 박철완의 주주제안보다 적게는 약 2배에서 크게는 3배 많은 지지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금호석유화학 사측의 배당안과 주주 박철완의 배당안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쏠렸다. 국민연금이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6.82%를 보유한 주요주주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전문 위원회는 지난 24일 회의를 통해 사측의 배당안이 적정하다고 판단했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사측 후보를 지지, 주주 박철완 측의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회 안과 주주제안이 경합하는 경우, 기업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한다’라는 주주제안 관련 세부 기준 46조에 의거한 결론으로 해석된다”라고 전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이어서 “주주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사측과 주주 박철완 측이 상정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의견. 자료=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이처럼 국민연금이 금호석유화학 사측의 모든 안건에 찬성했지만, 의결권 자문사에서는 일부 다른 의견도 나왔다. 이사회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회사 측의 박상수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해 “박상수 후보는 재무학 분야 교수로
SKC(011790)·
교보증권(030610)·
LG유플러스(032640) 등에서 사외이사를 지내왔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이미 2021년도 주주총회에서 공인회계사 출신의 재무·회계 전문가 황이석 사외이사(회계전문가)와 최도성 사외이사(재무전문가)를 선임했기 때문에 전문성이 중복된다”라며 반대를 권고했다. CGCG는 박상수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반대했다.
기업분석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