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이 벤처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신규 영입하며 신성장 투자에 신호탄을 쐈다. 유니콘 기업을 초기부터 발굴하는 등 운용 역량을 극대화하고 투자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벤처캐피탈(VC)을 설립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제고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초 중소벤처기업부 출신의 이옥형 상무를 신성장전략투자 실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 상무는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반과장과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을 역임한 인물로, 연초 유진투자증권이 발족한 신성장전략투자실의 키를 잡아 신규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핵심 사업 부문 강화와 조직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14개 본부를 6개 본부로 축소하고 6개 실은 14개 실로 확대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전략기획실과 신성장전략투자실을 신설하며 전략기능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실었다. 이 때문에 이 상무의 역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앞둔 고경모 대표이사 사장 역시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조정관을 거쳐 유진투자증권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기업공개(IPO) 지원 등 신규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진투자증권은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나 융자를 해주는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유진투자증권은 타법인출자를 통해 219억3800만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여기에는 동물병원 견적비교 앱 서비스인 펫프라이스를 비롯해 반도체 테스트 전문업체인 노바쎄미, 식기 렌탈·세척 스타트업 뽀득, 교육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클래스팅 등이 스타트업 투자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단인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투자됐다.
(사진=백아란기자)
이와 함께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LIG넥스원과 손잡고 국방·정보통신기술(ICT)·항공우주·신소재는 물론 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로봇 등 방위산업과 민수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방산 혁신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속성장을 위해 미래 먹거리인 성장형 투자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더욱이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호실적을 기록했던 여타 증권사들과 달리 실적이 소폭 줄었다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유진투자증권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071억원으로 전년(1078억원)대비 0.7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808억원에서 0.95% 줄어든 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제는 계열사 간 간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벤처·중소·중견기업에 이르는 초기-후속 투자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그룹차원에서 벤처캐피털 설립을 추진하면서 증권사-자산운용사-벤처캐피털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할지도 관심이다. 현재
유진기업(023410)은 자회사 나눔로또를 통해 VC인 ‘스프링벤처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프링벤처스는 벤처투자 목적으로 설립 중인 법인으로, 유진기업은 지난 1월 나눔로또 유상증자에 참여해 8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펀드 조성과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하는 등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벤처,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와 같은 상호협업 형태가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스프링벤처스는 증권사에서 진행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인허가 현황이라거나 구체적인 협업 등에 대해서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신성장전략투자실 설립을 통해 벤처투자라거나 새로운 성장 동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