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흥국생명 홈페이지)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흥국생명이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업계 대비 열위한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내부자본 창출이 필요해서다. 보험업계는 내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적정성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2021년) 흥국생명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이 0.4%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9bp(1bp=0.01%p) 밑돈 것이다. 신용평가 업계는 흥국생명이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 중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업계 대비 열위한 RBC비율을 시현 중이다. 지난해 말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63.2%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말 186.2%를 기록한 이후 줄곧 170%대를 시현했지만, 이마저도 내준 셈이다. 지난해 3분기 업계 평균은 262.2%를 가리켰다.
흥국생명은 만기보유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이 많아 RBC비율 제고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요구자본 측면에서 금리·보험리스크 중심으로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탓에 수익성 회복을 통한 내부자본 창출 능력, 위험관리 강화 등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된 터였다.
K-ICS와 IFRS17이 시행되면서 보험업계는 RBC비율을 200% 이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받게 되면서 순자산 감소 우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0%를 기록한 보험사의 경우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맞출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험영업 성장이 둔화된 상황”이라며 “운용자산에 내재된 높은 실적 변동성과 보장성보험시장 내 경쟁 격화로 인한 사업비 부담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일단 흥국생명은 RBC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자본확충 수단이 많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3분기 흥국생명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발행한 후순위사채,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각각 0.6%, 1.9%로 산출됐다.
흥국생명의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보장성보험의 건당 보험료가 적어 신계약 건수 증가에도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라며 “이러한 전략이 지속됨에 따라 점유율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판매보험) 채널을 통해 전략적으로 저축성보험 영업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외형 확대보다는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보장성보험 비중 상승은 장기적인 영업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나신평과 한신평은 흥국생명의 제2회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정했다. 근거로는 중위권 시장지위, 보장성보험 확대로 인한 포트폴리오 개선 추세, 업계 평균 대비 낮은 RBC비율 등을 내놨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