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한화시스템(272210)이 저궤도위성통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해 안테나 기술 기업에 대규모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우주사업에 관심을 표한 만큼, 새 정부가 마련되면 한화시스템의 우주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16일 미국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기술 선도기업 '카이메타(Kymeta)'에 약 1100만달러, 우리돈 133억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지시간 15일 카이메타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등도 투자에 참여해, 카이메타가 받은 총투자금은 84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돈 약 1040억원 규모다.
한화시스템 투자한 카이메타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제품. 사진=한화시스템
2012년 설립된 카이메타는 카이메타는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제품을 상용화해 판매하는 기술벤처 기업이다. 위성통신을 활용해 오지나 해상 등에서도 차량·버스·기차·선박 등에 부착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게 하는 ‘이동형 전자식 안테나’ 제품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이메타는 현재 세계 유일의 고대역 저전력 모바일 안테나 제품군을 비롯한 메타구조 위성통신 안테나의 미국·국제 특허와 기술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한화시스템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에서 기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양산성·제품 확장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카이메타의 안테나 제품은, 위성 안테나 유리 기판 상에 미세 패턴을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패턴으로 전파·소리·빛의 파장과 형태를 조절해 위성과의 통신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카이메타 기술의 핵심이다. 해당 기술은 위성통신 안테나는 물론 홀로그램·투명망토 등 빛과 음파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하는 새로운 응용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어, 한화시스템의 방위산업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이 카이메타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0년 12월에 약 34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카이메타와의 첫 인연이었다. 카이메타는 한화시스템과 빌 게이츠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활용해 평면식 차세대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생산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에 더해 저궤도 위성통신과 방위산업 시장 고객을 위한 제품군 확장·발전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한화시스템은 앞으로도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의 매출은 2조895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7.2%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1121억원으로 20.66%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6%가량 성장한 979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시스템의 순차입금의존도는 –34%로 건전성 기준인 30%를 크게 밑돌고 있고, 부채비율도 75.4%로 안정권인 기준인 300%에 한참 못 미친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도 1조4799억원으로 투자 여력 역시 충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우주청 설립인데, 우주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화 계열사들이 우주청 설립 이후 민관 협동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한화시스템의 저궤도위성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