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홀로서기’ 2년차를 맞은
태영건설(009410)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분양사업이 진척됨에 따라 2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비록 사용된 원재료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았지만, 분양 현장의 인도기준 재고자산이 판매된 영향이었다 보니 향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2조751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인적분할이 이뤄졌던 전년에 기록한 2조2815억원보다 20.6%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달리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09억원에서 1745억원으로 30.4% 감소하면서 확대된 매출외형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이 늘어난 데는 자체사업을 통해 쌓은 분양매출이 주효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분양매출로만 1조3710억원을 올리면서 전년(1조1606억원) 대비 18.1% 늘어났다. 이와 함께 건축공사매출은 7030억원에서 8509억원으로 21.0% 증가했으며, 국내외 토목공사매출도 3728억원에서 4817억원으로 29.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분할 후 홀로서기 2년차를 맞았음에도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태영그룹은 지난 2020년 9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먼저 지주사 역할을 맡을 티와이홀딩스(363280)를 설립했다. 이후에는 태영건설을 티와이홀딩스 아래에 배치하고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분리했다.
티에스케이코퍼레이션(현 에코비트)도 태영건설에서 티와이홀딩스로 지배구조 상단이 바뀌었다. 태영건설의 환경부문을 담당했던 에코비트는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기 직전 해에 매출액이 29.7%가량 뛰었던 곳이다. 이에 태영건설이 건설부문만 맡게 될 경우 매출외형이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이번 성적표를 통해 스스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수익성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지만 원재료비의 영향이 상당했던 만큼 향후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매출원가(2조3868억원)가 28.3%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매출원가를 차지하는 항목 중 가장 큰 변동폭을 보인 것은 원재료비였다. 당시 원재료비는 2952억원에서 7846억원으로 165.7% 급증한 바 있다.
태영건설의 원재료비가 급증한 까닭으로는 두 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하나는 2020년 하반기 이후 철근, 콘크리트 파일 등 금속성 건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원가에서 금속성 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달한다. 태영건설도 건물의 기둥이나 보로 사용되는 형강의 톤(t)당 가격이 2020년 말 69만원에서 지난해 말 97만원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요인은 분양현장의 인도기준 재고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원재료비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현재 태영건설이 대우건설·금호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는 올해 1분기까지 인도기준 매출액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또한 매출원가로도 함께 인식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도기준 현장의 원재료비는 재고자산으로 계상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원재료비가 증가한 이유는 분양현장의 인도기준 재고자산이 판매되면서 매출과 매출원가가 동시에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기존 인도기준 현장의 원재료비가 재고자산으로 계상된 것이지, 타 건설사에 비해 철근 등이 많이 소요되는 골조공사가 많았던 것이 원재료비 증가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창원 유니시티(4062가구)’를 비롯해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2791가구), ‘광명역세권 복합단지(2826가구)’ 등 대규모 현장이 준공된 점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데 일부 일조했다. 이들 단지는 태영건설이 지역에 차별화된 랜드마크 아파트를 공급했던 이력을 강조할 때 항상 언급되는 곳들이다.
이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은 대규모 현장들이 준공된 여파”라며 “지난해부터 ‘창원 유니시티’, ‘제주 에코시티 데시앙’,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가 순차적으로 준공돼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