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신용등급 BBB- 이상의 24개 건설사가 지난해 견조한 실적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주요 원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소폭 저하될 전망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
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건설사 24개곳의 지난해 매출액(잠정실적 기준)은 99조3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7조3587억원) 대비 2.1% 늘어난 수준이다. EBITA 마진율(상각전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도 같은 기간 7.6%에서 7.7%로 0.1%p 상승했다.
양호한 실적으로 인해 재무 건정성 지표도 개선되는 추세이다. 지난해 합산 순차입금은 양호한 현금흐름에 힘입어 전년말(2조9000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부채비율 역시 166.0%에서 161.1%로 4.9%p 하락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등급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현대건설(000720),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375500) 등 AA급 건설사는 매출액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EBITDA 마진율(7.3%)이 전년 대비 0.6%p 상승했다. 채산성이 높은 주택부문과 더불어 비주택부문 역시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GS건설(006360) 등 A급 11개사는 매출액(5조3200억원)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EBITA 마진율은 전년과 같은 7.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평균 2조4000억원가량 감소했으며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5.6%p 개선된 196.9%로 나타났다.
BBB급 건설사의 경우 주택공사 기성이 늘어나면서 매출액(1조7600억원)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BBB급 건설사로는 한양, 한신공영(004960), 계룡건설(013580)산업, 한라(014790), 코오롱글로벌(003070) 등이 있다. 이들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156.7%로 전년보다 17.3%p 하락했다.
한기평은 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건설사들이 올해에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공공재개발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분양시장이 올해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되면서 안전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벌할 수 있는 제도이다. 여기에 철근 등 주요 원자재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성태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ESG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건설업계 전반에서 품질·안전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서 분양가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됐기에 원가부담을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택시장 환경과 부동산정책 기조에 따라 운전자본투자의 가변성도 확대될 수 있다”라며 “다행스러운 부분은 기확보한 주택사업 기성을 통해 양호한 현금창출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