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NHN(181710)이 다시금 게임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 최근 게임업계에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와
P2E(Play to Earn) 열풍이 불자 게임 자회사
3곳을 통합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 특히
NHN은 그간 강점을 보였던 웹보드 게임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치중된
P2E에서 벗어나
P&E(Play and Earn)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공언했다
.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은 지난달 1일자로 NHN빅풋을 중심으로 3개의 게임 자회사를 통합하는 재정비 작업을 마쳤다. 웹보드게임과 스포츠 승부예측 사업을 담당했던 NHN빅풋이 존속법인으로 존재하고, 캐주얼 장르를 개발·운영하던 NHN픽셀큐브와 RPG·FPS 장르를 맡았던 NHNRPG가 흡수합병되는 방식이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NHN빅풋은 연매출 1000억원의 중견급 게임 개발사로 외형을 확대하게 됐다. NHN이 지난해 거둬들인 게임부문 매출액(3970억원) 가운데 4분의 1을 책임지게 되는 셈이다. 제작·사업인력도 300여명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말 기준 NHN빅풋과 NHN픽셀큐브는 각각 67명, 76명의 인력을 보유한 상태였다. 같은 기간 NHNRPG의 인력 규모는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NHN이 NHN빅풋을 중심으로 게임부문을 재편한 까닭은 최근 업계에서 부는 NFT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플랫폼 댑레이더(DappRader)에 따르면 NFT 거래금액은 2020년 1억달러에서 지난해 230억달러로 2만% 이상 증가했다. NFT 거래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지갑수도 같은 기간 54만5000개에서 2860만개로 늘어난 상태이다.
NFT를 앞세워 P2E로의 사업확장에 나선 게임사도 많다. 일례로 위메이드(112040)는 ‘미르4 글로벌’ 매출과 더불어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한 ‘위믹스 플랫폼’의 성장세를 통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넷마블(251270)도 향후 2년간 출시한 게임 20여종 가운데 70% 이상을 NFT 게임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컴투스홀딩스(063080) 역시 NFT 게임과 디지털자산 거래소 사업을 새 먹거리로 선정한 바 있다.
게임부문의 뛰어난 수익성 때문이기도 하다. NHN 게임부문은 2020년 기준으로 46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결제·광고부문(6571억원)과 커머스·기술이 포함된 기타부문(5581억원)에 비해 비중이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280억원)의 65.3%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렸던 결제·광고부문은 4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NHN의 게임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3588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결제·광고부문(5759억원)과 커머스·기술이 포함된 기타부문(4586억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게임부문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기타부문(407억원)보다 소폭 적지만 여전히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게임부문에서 NHN빅풋이 1000억원을 맡고, 본사와 일본법인에서 3000억원가량을 책임지는 구조”라며 “본사에서는 PC 기반의 웹보드게임을, 일본법인인 NHN플레이아트에서는 퍼즐게임을 각각 서비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일본에서는 ‘드래곤퀘스트 케시케시’가 출시 후 다운로드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내의 첫 게임 포탈인 한게임이 모태인 만큼 게임성이나, 재화의 밸런싱 부분에 있어 오랜기간 역량을 축적해 왔다”라며 “기존에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던 웹보드게임이라던지 스포츠게임, 퍼즐게임 등 캐주얼 장르를 중심으로 P2E보다 P(Play)에 무게를 둔 P&E 사업을 전개할 계획”라고 부연했다.
'우파루 NFT 프로젝트' 대표 이미지. (사진=NHN)
다만 NHN이 P2E사업을 넘어 P&E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공개된 P&E 신작 라인업에는 ‘우마루마운틴’의 IP를 활용한 ‘우파루 NFT 프로젝트’ 정도만 인지도가 있다. 새롭게 내놓을 블록체인 생태계 기반의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가칭)’나 ‘프로젝트 나우’ 등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NHN 관계자는 “퍼블리싱에 집중해 왔던 만큼 기존에 서비스했던 유명 IP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발사들과의 조율이 필요하다”라며 “공개한 신작 라인업 중에 ‘건즈업 모바일’을 제외한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 ‘우파루 NFT 프로젝트’, ‘프로젝트 나우’만 P&E가 확정됐는데 다른 신작들도 P&E로 출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