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본사. (사진=강은영 기자)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사 중 탑 3의 실적을 낸
메리츠화재(000060)가 올해도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반사 효과로 순풍을 지속하던 자동차보험 시장이 올해는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던 상위권 손보사들의 고민은 깊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크지 않아 5대 손보사 중 유일하게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 66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0% 증가한 수준이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빅5 중 4~5위권에 머물고 있었으나, 작년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DB손해보험(005830)에 이어 손보업계 3번째 자리에 안착했다. 작년 주요 손보사 실적을 살펴보면, △
삼성화재(000810) 1조926억원 △DB손보 8767억원 △메리츠화재 6631억원 △
현대해상(001450) 4325억원 △KB손보 3018억원 순이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매출 증가와 손해율 개선, 자산운용이익 증대 등이 당기순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메리츠화재가 벌어들인 원수보험료는 10조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다. 원수보험료 구성을 보면, 장기와 연금보험이 8조609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85.8%)을 차지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이 8059억원(8.0%), 일반보험이 6146억원(6.1%) 등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이익률은 4.05%로 손보업계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KB손보를 제외한 상위 3개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삼성화재 2.75% △DB손보 3.29% △현대해상 2.93%로 메리츠화재에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선제적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통한 채널 경쟁력 확보 전략을 취해왔다”라며 “PF대출 등 고수익투자 등의 영향으로 업계 평균보다 높은 운용자산이익률이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해 상위권 손보사들과 비교해 자동차보험 비중이 크지 않다. 이는 올해도 메리츠화재가 실적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손보사들이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올해 자동차보험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8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4월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평균 1.2% 인하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보험료 인하에 대해 검토 중으로 구체적인 인하율과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함께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5개 손보사의 올해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9%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p 하락했다. 이는 예년보다 적은 강설량과 오미크론 확산으로 이동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1월 자동차 손해율은 안정적으로 나왔지만, 최근 위드 코로나에 대한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자동차 손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정도일 때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최근 차량 통행량이 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올해는 코로나19 반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마일리지 특약률을 조정하거나 보험 담보를 추가하는 등의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인해 대형 손보사들의 올해 실적 기대치도 크지 않다. 이들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 중 자동차보험 비중은 30%에 가깝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전체 원수보험료 19조6497억원 중 자동차보험이 5조8946억원(29.9%)을 차지한다. 이어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비중은 DB손보가 28.5%, 현대해상 27.9%, KB손보 23.1% 등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상위권 손보사들은 손해율 방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손해율 상승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도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무리한 상품 판매는 지양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운용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