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강서 본사. 사진=홈플러스 제공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홈플러스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른 집객력 저하로 영업실적이 하락한 데다, 점포 세일즈앤리스백(S&LB, 매각 후 재임대)에도 좀처럼 재무안정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단기간 유의미한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오프라인 할인점 부문 순매출액이 전년 동기 5.5조원 대비 5.1% 줄어든 3.9조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 역시 2020년 38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30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에 이은 두 번째 축인 ‘SSM(기업형 슈퍼마켓)’도 부진했다. 홈플러스의 사업 부문은 오프라인 할인점과 온라인, SSM으로 나뉜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SSM 부문 매출은 8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나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7035억원으로 10.3% 상승했지만, 오프라인 하락을 상쇄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홈플러스는 매장수 기준 국내 할인점 업계 2위의 사업자다. 2021년 11월 말 기준 오프라인 대형마트 점포는 137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Express(SSM)와 365플러스(편의점)를 각각 427개, 4개 운영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999년 Tesco Holdings B.V.와 삼성물산 간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Tesco Holdings B.V. 등이 보유하고 있던 홈플러스계열에 대한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들의 오프라인 할인점 매출은 FY18/19(2018.03~2019.02) 6조원을 상회하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2018년 이후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능력이 떨어져 실적 저하가 나타났다.
홈플러스 매출 증가율 추이. 자료=한국기업평가
설상가상 영업수익성이 하락하면서 과중한 재무 부담도 좀처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FY20/21 이후 시화점과 울산점 및 구미점에 대해 S&LB(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진행했다. 이와 맞물려 안산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대전 탄방점, 부산 가야점, 동대전점을 매각한 바 있다. 매각 대금의 상당부분을 인수금융 상환 등 재무개선에 활용했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여전히 5.1조원 수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500%와 50%를 상회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기평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발행한도 5000억원)의 등급을 ‘A2-’로 매겼다. 한기평은 홈플러스의 비식품 부문 판매 부진을 예상하며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고정비 부담이 높은 할인점 매출 감소로 실적 회복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정기평가를 통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발행한도 5000억원)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영업효율화와 거점점포의 전방위적인 리뉴얼(Refit), FC(Fulfillment Center) 확충, SSM의 공격적인 출점 등을 추진하고 있어 판매액 회복 및 영업수익성 개선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