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의 자체 차입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계열사 실적 저하로 인한 배당·브랜드 수수료 기반의 경상현금흐름이 줄어든 상황과 이들 계열사 지원을 위한 유상증자 참여가 맞물리면서 작년 연말 차입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신용평가는 한진칼의 무보증사채(10-1, 10-2)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매기면서 계열사의 유상증자 참여와 자금 대여로 인해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한진칼은
대한항공(003490)과
한진(002320),
진에어(272450) 등 자회사로부터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파견용역 등을 통해 연간 600억원 내외의 수입과 250억원 내외의 경상적인 자금잉여를 유지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자회사들의 타격을 받으며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줄었고 경상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했다.
실제 경상현금흐름은 2017년 282억원, 2018년 263억원, 2019년 158억원을 나타냈으나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56억원으로 돌아선 뒤 2021년 3분기 말 -306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참여 등 자금지원 등으로 현금흐름은 더욱 나빠졌다. 경상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2020년의 경우 대항항공 유상증자(3205억원), 한진 유상증자(299억원), 진에어 유상증자(515억원) 등 계열사 유상증자로만 4019억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했고 여기에 8000억원의 자금대여까지 발생하면서 한진칼의 자금과부족은 -1조232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자금대여 8000억원이 회수됐음에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다시 참여, 8637억원의 현금이 유출되며 9월 말 기준 자금과부족은 -422억원이었다. 한진칼은 11월과 12월에도 진에어, 한진관광 유상증자 참여(667억원)했으며 칼호텔네트워크에 자금대여(200억원)를 한 만큼 연말 기준 현금흐름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이는 한진칼의 자체 차입금 확대로 이어졌다. 2020년 한국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5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가 있었음에도 2019년 3633억원이던 차입금은 2020년 8331억원으로 129.3% 증가했으며 2021년 9월 말에는 9142억원까지 늘어나며 1조원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금흐름 악화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차입금의 크게 증가한 탓에 순차입금은 2019년 1741억원에서 2020년 7610억원으로 337.1% 급증했고 2021년 3분기말 7987억원으로 증가세가 유지돼 실질적 차입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계열사들이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가변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경상현금흐름 회복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지원 발생이라는 이중고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더욱 저하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작년 11월과 12월,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과 자금 대여 등 추가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연말 차입금 규모는 3분기 말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종속회사들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지원 부담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