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횡령, ‘자금통제 미비’ 탓…“내부통제 점검해야”
국내 내부회계 '부정적' 의견 중 12.4% '자금통제 미비' 탓
미국은 한 건에 불과···"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중요"
공개 2022-02-21 17: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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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오스템임플란트(048260)를 비롯해 최근 이어지는 횡령 사건의 원인이 내부 자금통제 미비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영진과 감사위원회의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없이는 임직원의 계획된 횡령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8일 휴센텍(215090)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심사 사유는 휴센텍의 현 대표이사 등의 횡령·배임 혐의설이다. 휴센텍은 혐의설로 인해 지난 9일 이미 주권 거래매매가 정지됐다.
 
횡령·배임으로 몸살을 앓는 기업은 휴센텍 뿐만이 아니다. 코스피 상장사 계양전기(012200) 역시 재무팀 직원의 횡령으로 거래정지 상태다. 해당 직원은 지난 2016년부터 회사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며 금액은 245억원, 계양전기 자기자본금의 12.7%에 달한다. 20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논란이 된 오스템임플란트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고, 신라젠(215600)은 상장 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자료=삼정KPMG
 
삼정KPMG 측은 이 같은 횡령·배임의 원인으로 ‘자금통제 미비’를 지목한다. 삼정KPMG가 이날 발간한 ‘감사위원회 저널 20호’에 따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감사(검토)의견 중 자금통제 미비로 인한 비율이 2019년 14.4%, 2020년 12.4%로 집계됐다.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자금통제 미비 건수는 단 1건(0.3%)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사건의 원인이 △담당 직원에 대한 관리 소홀 △자금 출금에 필요한 OTP·공인인증서 관리 미흡 △자금일보 상의 증빙 검수 미흡 등이었음을 고려할 때, 취약한 자금통제 체계와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횡령과 배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은섭 삼정KPMG 감사부문 대표는 “최근 발생한 대규모 횡령 사건과 같은 자금 횡령·유용은 회사의 취약한 내부통제가 기회가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는 △정상적인 경영활동 △상장유지 △신용등급과 채무연장 △평판과 주주관계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가 신뢰할 수 있는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시하도록 운영되는 내부통제제도로서, 자산 보호와 부정 예방 등을 목표로 한다. 한 대표는 “감사위원회에서는 경영진이 자금 관련 내부통제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삼정KPMG가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사업보고서 중점 점검’ 중 감사위원회가 살펴야 할 주요 공시 항목을 조사한 결과, 2018년 신외부감사법 시행 이래 감사위원회와 직접 관련되는 중점 점검 항목의 비중이 37.5%로 증가했다. 특히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해 감사위원회나 상근감사의 업무를 지원하는 조직인 ‘감사위원회 지원조직’ 공시 기준이 강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당국에서는 내부회계관리의 중요성을 해가 갈수록 강조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기업이 이를 소홀히 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유경 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도 “감사위원회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감독할 때, 자금 횡령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통제 활동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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