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다시 한 번 사업 저변을 확대한다. 국내 폐기물·수처리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전문기업도 품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2020년부터 다수의 환경·에너지부문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과중된 것은 옥에 티다.
체결식에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오른쪽)이 로드니 뮤즈 나비스 캐피탈 파트너스 매니징 파트너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SK에코플랜트)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E-waste 전문기업인 테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금액은 1조2429억원으로, 이는 자기자본(1조180억원)의 122.10%에 해당한다.
테스는 현재 북미·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해 총 23개국, 43개의 E-waste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선도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4억6500만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로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테스를 인수한 배경에는 E-waste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주효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얼라이트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약 50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인 E-waste 산업 규모는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0억원)로 3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 2020년 약 5400만톤의 E-waste가 발생했지만 그 중 재활용된 비율은 1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테스를 인수함으로써 폐기물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하는 재활용 영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재활용 사업 확장을 통해 폐기물 제로와 탄소 제로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모델을 실현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라며 “테스가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E-waste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2020년을 기점으로 대규모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악화됐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하반기 폐기물·수처리업체인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반·의료폐기물 소각업을 영위하고 있는 6개사와 총 4175억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블룸에너지 지분인수 대금으로 3035억원이 소요됐으며, 올해 1분기에는 해상풍력 구조물 회사인 삼강엠앤티(100090)에 대한 3426억원 규모의 지분매입도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해 재무건정성 지표는 크게 저하된 상태이다. 2021년 3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39.9%, 38.9%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200%를 밑돌 때, 차입금의존도는 30%를 하회할 때 적정하다고 평가한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2020년 이후 영업현금흐름 감소와 신사업 투자 확대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2021년 9월 말 조정순차입금이 1조7369억원으로 증가했다”라며 “조정부채비율도 372.8%로 상승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