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장금리 상승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부문 호조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기업대출과 채무보증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상승과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제반 투자자산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제22회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지난 2005년
한국금융지주(071050)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계열 내 핵심 자회사로 우수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실물경기 위축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증권업 전반적으로 외부 거시 환경변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압력과 신용익스포저 관련 질적 부담이 존재하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표/나이스신용평가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유동성 축소 가능성,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중단기적으로 위탁·자기매매부문의 실적 변동성이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나신평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2171억원, 고정이하자산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123.7%로 나왔다. 같은 기간 우발부채 규모는 3조7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0%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우발부채와 대출금, 매입대출채권, 사모사채 등 직접대출 금액 가운데 200억원 이상 거액 여신 비중이 70% 내외를 차지하는 데다 사업 초기 부동산개발 관련 우발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자산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나, 신용익스포저 관련 질적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작년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우발부채 양적규모는 2019년 말 이후 감소했으나, 200억원 이상 거액여신 규모 등을 고려한 질적 위험 부담이 존재한다”라며 “위험 수준이 비교적 높다고 판단되는 해외대체 투자 규모가 약 30% 내외로 자기자본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2020년 해외 기업보증과 메자닌론 등에서 산발적인 고정여신이 발생했다”라고 진단했다.
사진/백아란기자
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를 고려할 경우 부동산 경기둔화로 인한 우발부채 현실화가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해 질적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향후 국내외 기업 상환능력 저하와 자산가치 하락 여부를 고려해 한국투자증권의 신용익스포저와 해외대체투자 관련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 또한 “작년 9월 말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저 비율은 233.5%로, 위험인수 속도 조절과 자본규모 증가 등으로 양적 부담은 과거 대비 낮아졌다”면서도 “여전히 기업대출과 채무보증 익스포저가 상당하고, 금리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인해 제반 투자자산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위험익스포저의 건전성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대외신인도와 담보부 차입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유동성 대응능력은 우수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자산과 부채의 만기 대응 현황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