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은행(IB) 부문과 리테일 성장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우발채무가 늘어나며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측면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표/한국기업평가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하이투자증권의 제284회 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제51회 외 기타파생결합사채(DLB)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DGB금융지주(139130) 산하 증권사로, 그룹 내 순익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등 알짜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30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룹 내 순익 비중은 31.16%에 달한다. 다만 우발채무 관련 잠재 재무 부담이 과중하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지난 2020년 중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실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9월말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280.9%, 4.9배로 2019년말의 332.2%, 4.3배 대비 저하된 수준”이라며 “여기에는 2020년 이후 시장성 차입조달 규모가 크게 증가한 점과 우발채무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3분기 기준 우발채무는 1조289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09.4%로 집계됐다.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의 적극적인 영업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발채무 관련 부담도 커진 것이다.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 2018년말 7590억원이었으며, 2019년 말과 2020년 말에는 각각 9776억원, 1조4420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콜머니와 차입금, 사채 규모는 2019년말 9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조7000억원으로 뛰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정 연구원은 “우발채무 구성상 무등급 PF 비중이 높은 가운데 분양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신규 사업장과 브릿지 대출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개발자산 사업성과 부동산 업황변화에 따른 신용위험을 부담하고 있다”라며 “동종업계 대비 과중한 양적 부담과 시장 금리 상승 관련 부동산 업황 저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우발채무 규모 축소, 기초자산 분산 등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신규 우발부채 취급속도 조절로 그 규모는 작년 들어 정체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우발부채 구성상 부동산 PF와 무등급 익스포저 비중이 크고 경기에 민감한 상업, 산업 관련 익스포저도 상당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브릿지론 형태의 익스포져가 증가하며, 평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아지고 있고 적극적인 셀다운(Sell-down)과 부동산 PF 영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새로 취급한 신규 PF 사업장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신규 사업장은 분양이 상당 부분 이뤄진 기존 사업장 대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할 수 있어, 분양률과 사업 진행 추이 등 건전성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동산채무보증비율을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을 적용할 경우 72.7%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철저한 LTV 기준 적용과 시공사와 신탁사의 신용등급을 고려한 담보물 확보 등 외부 충격 발생 시에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