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지난해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민원 발생 1위’에 등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주식거래 활황과 기업공개(IPO) 주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투자자의 불만은 오히려 늘어난 모습이다. 특히 옵티머스·라임 등 금융권을 강타했던 사모펀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국내 주요 증권사 민원이 줄어든 반면 미래에셋증권에는 전산장애가 발목을 잡으며 투자자보호와 시스템 관리 문제가 숙제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활동계좌 십 만 좌당 단순 합산 건수는 40.53건으로 19.8% 줄었다. 이번 민원건수에는 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민원은 제외됐으며, 서면·전자매체 등으로 접수된 자체민원과 금융감독원 등에 접수된 민원 중 이첩 또는 사실조회를 요청한 대외민원이 포함됐다.
고객 민원을 가장 많이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작년 한해 미래에셋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520건으로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건수는 지난 2020년 총 민원건수(261건)에 견줘 2배(99.23%)나 증가했다. 활동계좌 10만좌 당 단순 환산할 경우 4.72건으로 1년(3.53건) 보다 33.71% 뛰었다.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민원이 늘어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주식발행시장(ECM) 등 투자은행(IB) 비즈니스 성장과 투자자산 수익 증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고객의 불만은 잠재우지 못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1조4858억원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187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상장 당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오류가 발생한데다 작년 10월에는 KT 통신망 장애로 인한 매체 접속 지연이 일어나며 고객의 불편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투자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쏠린 곳도 전산장애 부문이다.
유형별로 보면 HTS, MTS, 홈페이지 오류 등 전산장애 부문 민원이 239건으로 전체의 46%를 차지했으며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상품 판매 민원과 주식, 선물·옵션 등 매매, 임의·일임매매 관련 민원은 각각 43건, 14건으로 8.3%, 2.7%에 그쳤다.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29%로 전년 동기(5.11%)보다는 늘었지만 전체 증권사 평균(5.39%)은 소폭 하회했다.
표/미래에셋증권 실적보고서
증권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형 공모주의 경우 상장하던 첫날 주가가 급등락하고 거래량이 폭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인 지연 등이 발생한 문제가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동안 증권업계 민원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사모펀드 문제는 일단락에 접어든 분위기다. 증권사별로 배상 등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20년 증권사 민원 1위에 올랐던 NH투자증권의 경우 민원건수가 500건에서 244건으로 절반가량 줄었으며 환산건수도 8.66건에서 3.0건으로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미상환잔액(5151억원) 가운데 약 84%에 해당하는 4327억원을 판매한 최다 판매사로, 현재 개인투자자에 대해 투자원금 2780억원을 지급한 상태다. 팝펀딩, 옵티머스펀드 등을 판매했던 한국투자증권 또한 지난해 부실 사모펀드 투자금을 전액 보상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민원(환산건수 1.38건)이 380건에서 196건으로 48.4% 줄었다.
총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펀드 최다 판매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020년 한해 367건의 민원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354건으로 3.54% 감소했다. 활동계좌 10만좌당 환산건수도 8.6건에서 5.76건으로 줄었다. 이밖에 KB증권과 삼성증권의 환산건수는 각각 3.96건, 1.43건에서 1.19건, 1.14건으로 내려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