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이 지난해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필요한 리스크를 모두 해결하는 등 숙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Sh수협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Sh수협은행이 지난해 공적자금 조기 상환에 필요한 리스크를 모두 해결하는 등 숙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회사인 수협중앙회도 상환 재원으로 활용되는 수협은행 배당금이 부족하더라도 올해 하반기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재원 조달은 전신인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의 경영상태가 나빠지면서 시작됐다.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은 외환위기 이후 거래기업의 부실이 나타나면서 2001년 4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재무구조개선 목적의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수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전액 상환까지 8183억원을 남겨뒀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14일 지난해 세전 당기순이익으로 2843억원을 달성했다며 전년 2336억원 대비 21.7% 성장한 수치라고 밝혔다. 또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 0.44%로 4bp(1bp=0.01%p) 개선됐으며 총자산도 57조1908억원, 52조5664억원으로 8.8%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수협은행의 배당 규모는 당기순익 추이를 따라갔다. 수협은행의 배당금은 2018년 1320억원, 2019년 500억원, 2020년 35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동기간 당기순익 역시 3010억원, 2853억원, 2336억원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당기순익을 감안하면 배당 규모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공적자금 상환의무를 지고 있는 수협중앙회가 조기 상환을 천명하면서 이러한 기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공적자금 조기 상환을 통한 협동조합 기능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며 어업인에 대한 수협은행의 수익 환원 규모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기 상환 여건은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조기에 일시 상환할 경우 법인세를 면제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마련됐다. 기존에는 공적자금을 일시 상환하면 세법에서 인정되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한도를 초과해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했고 추가 법인세 발생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협은행의 배당금이 모자라더라도 올 하반기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할 계획”이라며 “자산 매각이나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한다는 큰 틀은 잡았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와 내년 수협은행 회계에서 발생한 배당금은 공적자금 조기 상환에 쓰일 것”이라고 보탰다.
2020년 수협중앙회의 결산공시를 살펴보면 당장 공적자금 조기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도가능증권은 6조6218억원, 미처분이익잉여금은 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주총회를 통해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의적립금은 2582억원으로 산출됐다. 즉 수협중앙회의 의지만 수반된다면 공적자금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공적자금 상환은 수협은행의 숙원이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진균 은행장은 공적자금 상환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함과 동시에 수익성과 생산성 제고를 내세웠다. 당시 김 행장은 △조직 효율성 및 생산성 증대 △수익성 중심 영업 확대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수협은행의 본래 계획은 2028년까지 공적자금 상환이었다.
여기에 수협은행이 지속가능성장 기반까지 마련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예수금을 끌어모은 결과 지난해 11월 수협은행의 예대율은 100% 밑으로 내려갔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100%를 초과할 경우 은행은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
2016년 설립 당시 수협은행의 예대율은 135%였다. 이에 금융당국으로부터 3년간의 유예기간을 받았으며 2020년에도 요건에 충족하지 못하면서 기간을 연장했다. 수협은행의 예대율은 2017년 120.6%, 2018년 110.8%, 2019년 110.1%, 2020년 104.3%로 도출됐다.
아울러 수협은행은 건전성 추가 개선에 성공했다. NPL비율은 2018년 0.56%에서 2019년 0.46%, 2020년 0.44%, 지난해 0.4%로 떨어졌다. 충당금적립률 또한 지난해 3분기 139%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 120.4% 대비 18.9%p 증가했다. 2020년 수협은행의 충당금적립률은 144%로 시중은행 평균 8.9%p 밑돌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57.4%로 평균을 1%p 웃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은행권의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이 요구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은행이 이에 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평균치를 상회한다면 부실대응능력이 더욱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