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형일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에 대해 추가 자산손상차손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항공기 투자자산을 비롯해 부실화 우려가 있는 자산 비중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투자자산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이같이 설명하며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IFSR 등급은 일반기업의 기업 신용등급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한기평은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사업비율 하락, 사옥·
롯데렌탈(089860)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각각 535억원, 351억원 발생하면서 3분기 누적 기준 1663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지만, 수익성 개선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20년 대규모 투자자산 손상차손(약 1500억원)이 발생하며 6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 역시 지난해 일회성 처분이익을 제외하면 감사보고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등 수익성 저하 우려가 존재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항공기, 호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자산 비중이 높다며 가치가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보탰다. 한신평은 후순위 해외 대체투자자산의 추가 손상 인식 가능성도 제기했다.
2020년 롯데손보는 항공기 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유가증권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3%로 나타났다. 동기간
한화손해보험(000370)이 0.1%,
흥국화재(000540)가 0.1%, NH농협손해보험이 0%를 시현한 것을 고려하면 대조적인 수준을 보인 셈이다. 이로 인해 당시 롯데손보의 총자산세전이익률은 –0.5%를 가리키며 업계 평균 0.2%를 0.7%p 밑돌았다.
롯데손해보험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여타 중형 손보사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여기에 신용평가 업계는 지급여력(RBC)비율 관리 부담 또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기평은 지난해 9월 말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204.8%로 전년 말 대비 약 40%p 상승했으나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등 지급여력의 질은 미흡한 편이라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2016년 이후 3880억원의 후순위채와 52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자본성증권 비중은 지난해 9월 말 지급여력금액의 29%를 차지했다.
한신평도 사옥·롯데렌탈 지분 매각 등 자산매각을 통해 RBC비율이 제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이익누적을 통해 구조적으로 RBC비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 지난해 이익 규모와 외형 성장 추세, 장기적으로 내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응능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 업계는 롯데손보의 시장지배력·수익성·수익구조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송미정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자동차보험료 동결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의료이용량 회복 시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라며 “영업실적과 시장지배력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성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사옥·롯데렌탈 지분 매각으로 투자영업이익은 증가할 전망”이라며 “다만 자산운용성향 변화로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차손익과 특별계정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라고 보탰다.
한편, 지난해 9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손보의 IFSR 신용등급을 철회했다. 일반적으로 등급 철회는 대상 기업의 요청으로 이뤄지며 신용등급 하향이 우려될 때 주로 요청한다. 지난해 4월 무디스는 롯데손보의 등급을 Baa2/부정적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해당 등급은 무디스의 투자적격등급 중 Baa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