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제일은행)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매금융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냈지만, 주택담보대출 중심 포트폴리오로 인해 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한국스탠다드차타트은행(이하 SC제일은행)의 제22-01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여수신 기준 시장점유율 2~3%를 보유한 외국계은행으로서 파생상품과 외환거래, 자산관리부문 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을 기반으로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643억원을 시현하기도 했다. 순익은 전년 동기(1829억원) 대비 814억원(44.5%) 증가한 수준이다.
표/한신평
다만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성장을 꾀하면서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전체 원화대출금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등 주택담보대출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는 영업기반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라면서 “예수금이 저축예금과 저축성예금 등 비핵심예금 위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할 때, 비교적 높은 자산집중도를 뒷받침할 수신 기반의 지속가능성은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할 예금 고객 충성도의 보완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SC제일은행의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 비중은 약 76%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 지난 2017년 상반기까지 저금리 기조와 우호적인 부동산 시장환경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까닭이다. 같은 기간 순이자마진(NIM)은 1.17%로 시중은행 평균(1.43%)를 하회했다.
김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위주 성장과 적극적인 예수금 확대의 영향으로 NIM이 일반은행 중 가장 낮다”라며 “낮은 NIM으로 인한 이자이익 성장 한계와 경영자문료 등 고정판관비 부담이 전체 수익성의 제약 요인으로 지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SC제일은행
기업여신 확대에 따른 부실 위험도 내재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산업여신 내 건설, 조선, 해운, 철강, PF 등 고위험업종의 비중이 34.4%에 달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기업여신 확대에 따른 부실위험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산업여신 내 고위험업종 비중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고, 건설과 부동산PF의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등 부동산 관련 업종의 집중도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부실 발생이 관찰되는 주요 업종은 철강과 자동차·부품제조 업종”이라면서 “고위험업종의 부실여신비율은 과거 대비 하락했으나, 고위험업종 익스포저는 경기변동에 따른 거액부실 발생 우려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등 저위험군 위주의 여신포트폴리오를 감안할 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리스크 증가가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동종업계(Peer) 대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관련 위기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여신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상존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