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산은캐피탈이 기업·투자금융을 중심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지만, 자산포트폴리오에 대한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금융 중심의 구조가 자본완충력 측면에서 잠재 위험이 될 수 있어서다.
영업자산 및 투자유가증권 구성 추이. (단위;억원). 표/한기평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산은캐피탈의 제682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작년 9월말 총자산 규모가 7조1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 3.6%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한국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설립됐다는 점에서 기업·투자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산은캐피탈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2468억8982만원으로 전년동기(1460억원)에 견줘 6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1870억)은 55.2% 뛰었다. 이자마진과 배당금수익 확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전년 동기의 저조했던 유가증권관련손익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수익기반 내 기업·투자금융 관련 자산 비중이 70%가 넘는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현수 책임연구원은 “투자유가증권과 신기술금융자산으로 구성된 투자자산의 규모와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 변동, 금융시장 동향 등에 따라 이익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투자자산의 일반적 특징을 감안할 때 높은 투자자산 비중은 수익기반의 안정성, 자본완충력 측면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자산 내에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8.3%, 26.5%로 나타났다. 자동차 금융 비중은 25.3%다. 현재까지 건전성은 우수한 상황이다. 작년 9월 말 1개월 이상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4%, 0.9%를, 충당금적립률은 216.4%로 나왔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배율,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각각 6.1배, 17.3%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하 연구원은 “여타 기업금융 캐피탈사 대비 차별화된 자본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자산포트폴리오 특성상 거액여신 비중과 투자자산 비중이 높은 수준인 점, 배당금 지출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자본완충력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기 전반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어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사진/백아란기자
시장금리 상승도 부담요인이다. 하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발생과 차주의 상환부담 증가로 인한 자산부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시장금리 상승시 조달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쟁심화로 인해 운용금리는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워 이자마진 측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할부리스 산업 환경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피해차주 금융지원 종료 가능성 등으로 할부 리스 산업 환경이 전년 대비 저하될 것”이라며 “특히, 금리 상승은 할부리스사의 조달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수익성 저하를 초래하는 동시에 저신용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연체율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동 연구원은 이어 “기업·투자금융 취급 확대를 통해 운용금리 수준이 상승할 수 있으나,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할부리스사의 조달비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수익구조 내 투자자산손익 비중 상승에 따른 이익변동성 증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후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할부리스사 수익성의 하방 압력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