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S-Oil(010950)이 1조원대 공급 계약을 따내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올해 유가 변동성 확대로 정유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지만, 전기차 전용 윤활유 개발과 수소 사업 등으로 수익 다각화에 힘쓸 방침이다.
S-Oil은 4일
대한유화(006650)와 1조1520억원 규모의 나프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6.8%에 달하며, 계약기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다. 증권업계에서는 S-Oil의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올해 S-Oil 매출 추정치 평균은 30조9954억원으로, 작년보다 1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말부터 석유 수요 개선이 예상되고, 구조적인 공급 감소에 따른 낮은 재고 수준이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복병은 코로나19 사태의 초장기화로 인한 유가 변동성 확대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석유 수요 회복이 지연되거나, 미국의 긴축 우려가 심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S-Oil의 정유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어서 유가가 흔들리면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유 연구원은 “항공유 수요 회복과 정제 마진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정체 또는 하락 추세 전환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저하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유기업 매출 추이 전망. 자료/각 사, 한국기업평가
S-Oil 측도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전용 윤활유의 경우 지난해 이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용 4종의 윤활유 개발을 마쳤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과 캐릭터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라이선스업, 유류 제품 외 상품·서비스에 대한 도소매·중개업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개정안이 통과돼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 사업도 추진 중이다. S-Oil은 아람코와 협업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활용 사업과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청정에너지 솔루션 업체 에프씨아이 지분 2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삼성물산(028260)과 ‘친환경 수소·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해외 청정수소·청정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발굴과 국내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S-Oil의 경우 전기차용 윤활유 등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4분기 다소 부진했던 윤활유 실적 상승에 힘입어 장기적으로는 유가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