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전기룡 기자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건설업종이 임인년에도 분양시장에서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 정책 기조에 민감한 데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평가도 뒤를 이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건설업종의 실적이 올 한 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건설업종의 산업 전망에 대해 동일하게 ‘중립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건설업종에 대해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담보할 것이라 판단한 까닭은 2022년에도 분양시장이 뜨거울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 정권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 3억8000만원대였던 전국 평균 아파트값이 지난해 9월 6억7000만원대까지 상승한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 결과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시장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전국 미분양 주택 수도 1만4000여가구에 불과한 상황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미분양 위험이 줄어들자 주요 건설사들은 건축·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의 건축부문 EBIT/매출액은 2014년 6.1%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2%를 나타내고 있다.
2013년 이후 2020년까지 주요 건설사들의 건축 외 공종에서 EBIT이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즉 미분양 위험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됨에 따라 공사대금이 원활히 회수돼 영업현금흐름이 예년 대비 개선됐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19년 이후 매출규모와 건설투자가 이전 대비 다소 축소됐으나 분양시장에서의 호조로 개별 현장들의 채산성이 개선됐다”라며 “최근까지도 건축·주택부문에서 우수한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건설업종 특성상 정부의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에는 대선과 총선을 앞둔 만큼 부동산 정책이 급변할 수도 있다. 건설사들의 견조한 실적이 분양시장의 호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가변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22년 주요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정책 변화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라며 “실적가변성이 확대될 수 있기에 주택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중기적으로 건설사의 신용도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한국기업평가
2020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철근, 콘크리트 파일 등 금속성 건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건설원가에서 금속성 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달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직거래 등으로 영향이 덜하겠지만 중소형 건설사는 그렇지 않다”라며 “장기적으로 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면 신규 사업장에 대한 도급계약 시 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