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IB수장들…파격 변신 택한 미래·1인자 빠진 삼성
거래대금 감소에 IB부문 재조명…IPO 등 시장경쟁 예고
한투, IB수장 '연임'…KB증권·NH투자, IB조직 확대·개편
공개 2022-01-04 09:10: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1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증권업계가 새해 인사와 조직개편을 ‘투자은행(IB) 부문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내년 상반기 증시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인상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호황기가 저물어 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리테일보다 IB로 다시 무게추가 이동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별로는 IB부문 경쟁에 대비해 조직 확대를 꾀하는 한편 성과에 기반한 파격인사를 단행하면서 IB헤드의 존재와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31일 IB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젊은 피를 전진배치하며 세대교체를 꾀했다. 특히 올 한해 기업공개(IPO) 시장 경쟁에서 상장 주관 1위를 거머쥐며 3년 만에 선두를 차지한 만큼, 40대 부서장을 중용하는 등 성과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IPO1팀장에는 1981년생인 하주선 부장이 발탁됐으며 기존 IPO1팀장이던 김형석 부장(1978년생)은 이사대우로, IPO3 팀장인 조인직 이사(1976년생)는 상무보로 승진했다.
 
내부 조직은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 총괄 중심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IB1총괄은 조웅기 부회장이 맡아 글로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담당하게 되며, IB2총괄은 강성범 부사장이 선임돼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등 전통 IB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IB1부문대표로는 하나금융투자 출신의 김미정 투자금융본부장이, IB2부문 대표에는 투자개발본부장을 맡았던 주용국 전무가 선임됐다. 부문대표 평균 연령은 기존 54세에서 50세로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IB부문 헤드를 대부분 연임시키며 안정을 택했다. 올해 3분기 IB관련 수익이 4768억원으로 작년 3분기(2870억원)보다 66.14% 증가하는 등 IB부문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데 따른 결정이다.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뒀던 배영규 IB그룹장(전무)과 지현준 투자금융본부장(상무), 이현규 IB2본부장(상무), 이정민 대체투자본부장(상무보), 최신호 IB1본부장(상무보), 김성철 IB3본부장(상무보)의 임기는 2022년 말까지 1년 더 늘어났다.
 
단 PF그룹장의 경우 김용식 전무가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대체총괄 전무로 이동함에 따라 PF1본부장이던 방창진 전무를 승진 발령냈다. 내년 IB조직은 해외IB사업과 채권발행시장(DCM) 등 기업자금조달에도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사업본부를 정일문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하며 해외 IB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IB2본부 산하에 주식발행시장(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신설하고 PF그룹 내에 PF전략부를 새롭게 꾸렸다.
 
사진/뉴시스
 
삼성증권(016360)의 경우 IB부문 1, 2인자의 계열사 이동으로 대행체제를 꾸렸다. 지난 2011년부터 IB조직을 이끌었던 신원정 IB부문장(전무)이 삼성글로벌리서치(구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올해 6월 선임된 임병일 기업금융1본부장 또한 삼성전자(005930)로 적을 바꿨기 때문이다. 공석이 된 IB1부문은 이상현 기업금융2본부장(상무)이 부문장 대행을 맡으며, IB2부문은 리스크관리담당이던 이충훈 상무가 담당하게 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인사부터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으로 통합하게 됐다”면서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유장훈 팀장이 IB1부문장으로 승진했고, 기업금융 부문장은 현재로선 대행체제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행체제가 계속될지, 새로운 인물이 올지는)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기업공개 시장 등 IB부문의 성장에 따라 증권사 조직도 재편됐다.
 
KB증권은 기존 IB1·2총괄본부 체계를 ‘IB1·2·3총괄본부’로 확대·개편했다. IB1·2총괄본부를 중심으로는 기업 고객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IB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에서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금융2본부에 커버리지2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업금융1본부에서는 해외채권 발행을 전담하는 '글로벌 DCM팀'을 확대하기로 했다. 부동산·대체투자를 담당할 IB3총괄본부는 구조화금융사업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SF5부’를 신설하고, 대체투자 관련 재판매(셀다운) 전담 조직인 ‘대체신디팀’을 꾸렸다.
 
KB증권 관계자는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 IB부문의 조직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IB부문 수장은 연임에 성공한 박정림(KB금융 총괄부문장), 김성현(KB금융 CIB부문장) 대표를 중심으로 △강진두 IB2총괄본부장 △주태영 기업금융1본부장 △문성철 구조화금융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으며 기업금융2본부장으로는 연대호 상무가 발탁됐다.
 
이밖에 NH투자증권(005940)은 M&A(인수합병) 자문 조직 확대를 위해 Advisory(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신설했으며 부동산개발PF부문의 시장 확대와 경쟁구도 변화에 대응해 부동산금융4부를 출범키로 했다. IB부문에서의 승진인사도 대거 나왔다. 특히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전무)와 최승호 IB2사업부 대표(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송창하 신디케이션(Syndication)본부 △박정목 대체자산투자본부 △박창섭 실물자산투자본부장도 각각 상무로 올라갔다. 어드바이저리실이 본부로 승격하면서 이주승 이사가 상무로 올랐고, 투자금융본부에서는 이주현 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업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IB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고, PF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증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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