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주인이 바뀌는
대우건설(047040)의 신용도가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용도가 낮은 중흥건설이 선정된 만큼, 향후 계열 편입 시 대우건설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대우건설은 국내와 해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16일 정기평가를 통해 대우건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STB)의 신용등급을 ‘A2-‘로 평가했다. ‘A2’는 적기상환능력이 우수하지만 최고 수준인 ‘A1’에 비해 다소 열등한 요소가 존재하는 의미이다.
나신평은 대우건설의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거로 삼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위의 대우건설은 다양한 공종의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5개년 매출 비중을 살펴봐도 △토목 17% △건축·주택 59% △발전·플랜트 20% △기타 4% 등 고르게 분포된 상태이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진 부문은 건축·주택부문이다. 올해 3분기 기준 건축·주택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4조2513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축·주택부문의 매출규모 확대로 전체 매출액도 같은 기간 6.9% 늘어난 6조3231억원을 기록했다.
우수한 분양실적 덕분이다. 대우건설은 9월 말 기준 약 8만1000가구의 건축·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입주·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미분양 가구는 1000가구를 하회한다. 또한 4분기 중에는 1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하는데, 서울·수도권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어 불확실성도 낮다.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손실 가능성도 낮아졌다. 수년간 손실이 발생한 △카타르 고속도로 △이라크 알포 방파제 △에티오피아 고속도로 △모로코 사피 발전 프로젝트 등 현장들의 공사들이 일단락돼 잔여 역무를 완료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이라크 알 포 신항만 사업 후속공사’(2조9000억원)와 ‘나이지리아 LNG Train 7공구’(2조1000억원) 등의 수주로 해외공사 물량도 확대됐다. 특히 대우건설이 2014년 착공한 ‘이라크 알 포 신항만 공사’의 준공이 이뤄졌기에 신규 해외공사 대비 원가율 관리에 용이할 전망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국내·해외에서의 성과는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졌다. 2019년만 하더라도 -3097억원이었던 영업현금흐름이 올해 3분기 기준 1조1478억원으로 개선된 것이다. 5개년 평균치로 따져도 약 1900억원이기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세진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주택현장에서의 공사미수금 증가와 해외현장에서의 공사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매출채권이 2018년 2조원에서 2019년 2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던 영향”이라며 “최근에는 분양 현장에서 공사대금 수령이 원활해 현금흐름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신평 측은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인수관련 효과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월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을 선정한데 이어, 지난 9일 주식 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중흥그룹의 재무안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해서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778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 3조1516억원, 영업이익 3652억원으로 영업수익성도 우수하나 이번 지분 인수로 유동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홍 수석연구원은 “인수 주체인 중흥그룹의 재무안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그룹에 편입되는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면서 “대우건설의 지분을 인수한 중흥그룹으로부터의 사업·재무적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라고 진단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