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연초부터 수주 행진을 이어오며 2400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선 공급 계약까지 따냈지만, 실적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2448억원 규모의 LNG선 수주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삼성중공업 전체 매출액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로, 선박 인도일은 오는 2025년 5월31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공급 계약 외에도 연초부터 컨테이너선·원유운반선·LNG선 등의 수주에 연이어 성공해, 올해 수주 목표치인 91억 달러를 120% 이상 초과 달성했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2년분의 일감이 이미 가득 찬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카타르 LNG선 물량 발주가 시작되면서 대규모 LNG선을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있고, 우려되던 해양플랜트 부문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없지만, 2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나이지리아 Bonga SWA FPSO 수주가 연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에도 지난해보다 11.42% 줄어든 1조48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역시 1100억원대의 적자를 보였다. 당기순이익도 1238억원 적자였다. 정 연구원은 “선가가 낮을 때 수주했던 물량이 매출에 반영됐고, 후판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과 중국 법인 철수 비용 등 각종 일회성 비용이 더해지면서 삼성중공업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의 규모는 1조549억원에 달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추가로 예상되는 일회성 요인은 없지만, 여전히 낮은 건조선가와 원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4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4분기에 5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표면상 부진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거하면 472억원 수준으로 합리적"이라며 "최근 유상증자 성공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어, 현금 흐름이 나아지면 2023년 상반기에는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도 2023년을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IR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주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2023년부터는 수주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다변화 효과가 본격화되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