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충청북도 대표 건설사인
대원(007680)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 최근 주택 브랜드
‘칸타빌
’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 최근 분양사업을 바탕으로 외형 회복에 성공한 대원인 만큼 신규 사업장 확보에 있어 경쟁력을 답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왼쪽부터 기존 ‘칸타빌‘ BI와 새롭게 변경될 ‘칸타빌‘ BI. 사진/대원·특허청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원은 이달 ‘칸타빌’에 대한 국문·영문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번 출원은 보험·재무·금융·부동산업을 의미하는 36류와 건축물건설·수선·설치서비스업을 뜻하는 37류로 이뤄졌다. 아울러 디자인·소프트웨어개발업인 42류와 숙박업인 43류도 포함하고 있다.
‘칸타빌’의 BI를 교체하기 위한 상표권 출원으로 풀이된다. 대원은 오랜 기간 붉은 꽃 형태의 BI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새롭게 출원한 상표권은 꽃 대신 각기 다른 크기의 사각형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서체와 구성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대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칸타빌’의 BI를 교체하려는 내부 기조가 형성됐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라며 “구체화된 내용이 없기에 새로운 BI를 어느 시점에, 어느 단지에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대원이 BI 교체에 나선 데는 최근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분양부문이 주효했다. 대원은 2018년만 하더라도 ‘군산미장 대원칸타빌’, ‘하남미사강변 대원칸타빌’, ‘청주 동남지구 대원칸타빌 더 테라스 1·2단지’ 등 자체사업장을 바탕으로 3000억원을 웃도는 매출액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이듬해부터는 ‘군산미장 대원칸타빌’과 ‘하남미사강변 대원칸타빌’이 완공되면서 매출액이 2341억원까지 감소했다. 당시 분양부문의 매출비중도 39.6%(9279억원)으로 전년(52.7%·1756억원) 대비 13.1p 떨어졌다.
지난해도 마찬가지다. ‘청주 동남지구 대원칸타빌 더 테라스 1·2단지’가 준공되면서 매출액이 2101억원에 그쳤다. ‘구리인창 대원칸타빌’과 ‘대구 동인동 센트럴 대원칸타빌’, ‘원주 대원칸타빌’이 착공에 들어갔지만 공사 진행률이 평균 5.90%에 불과해 실적 견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자체사업장 수에 따라 매출액 변동폭이 큰 까닭은 자체사업과 도급사업의 수익성 차이 때문이다. 자체사업은 공사매출과 분양매출을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반면 도급사업의 경우 최저가 낙찰제도가 일반적인 데다 공사매출만 기대할 수 있어 자체사업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
호실적을 기록 중이지만 대원이 BI 교체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대원은 3분기 현재 2032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1370억원) 대비 48.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1억원으로 같은 기간(30억원) 3배 이상 뛰었다.
다만 자체사업장 수에는 변화가 없다. 대원은 올해 신규 자체사업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와 동일하게 ‘구리인창 대원칸타빌’과 ‘대구 동인동 센트럴 대원칸타빌’, ‘원주 대원칸타빌’ 등 세 개의 자체사업장만을 보유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늘어난 수익성으로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공정률이 낮을 때는 기초 공사 위주이기에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대다수 건설사들은 골조 공사를 마쳐 공정률이 일정 수준으로 도달하는 때를 본격적인 수익 인식 시점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원 입장에서는 바뀐 BI를 바탕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체사업장이 준공되기 이전에 신규 사업장을 확보하는데 매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리인창 대원칸타빌’과 ‘원주 대원칸타빌’은 2023년에, ‘대구 동인동 센트럴 대원칸타빌’은 2024년에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BI 교체에 나선 전례도 존재한다. 한신공영(004960)과 이수건설은 올해 주택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차원에서 주택 브랜드를 새 단장한 바 있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028260) 역시 올해 ‘래미안’ BI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 관계자는 “전국에 위치한 다양한 사업지들에 대한 검토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착공이 이뤄지는 오산 등을 비롯해 주택사업 부문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