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한국주강, 철스크랩 강세는 오히려 독?
원재료 가공·수주 구조…원자재 가격 민감
매출 증가에도 마진율 하락해 수익성 부진
공개 2021-11-2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0: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만성 적자로 몸살을 앓던 한국주강(025890)에 실적 반등 기대감이 시장에 찾아들었지만 잘 뜯어보면 의문이 생긴다. 철스크랩(고철)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고철사업(압축분철제조)의 성장세로 인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논리지만 실상은 오르고 있는 원자재 가격이 마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은 어려울 뿐 아니라 재무부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주강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개별기준)은 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2018년 391억원을 기록한 후 2019년 363억원, 2020년 339억원으로 감소세였는데 올해 들어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다.
 
 
 
이는 고철사업의 성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주강은 매출은 주강사업(조선기자재 중심)과 고철사업에서 발생하는데 압축분철제조를 담당하는 고철사업의 매출 성장이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고철사업의 매출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고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말 45.9%에서 올해 3분기말 54.2%로 8.3%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탄소배출량이 적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고 있는 철스크랩으로 인해 고철사업부가 있는 한국주강의 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7일 열린 ‘2022년 철강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철강 내수 수요는 5500만톤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수출도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지난 17일 종가기준 6560원하던 한국주강의 주가는 전날 종가기준 7100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이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진율 하락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늘었지만 덩달아 매출원가도 29.1% 증가한 300억원을 기록했고 마진율이 하락하며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8년 -89억원, 2019년 -49억원, 2020년 -1억원으로 영업손실 폭을 줄이고 있었지만 올해가 3개월 남은 시점에서 작년의 영업적자를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철강산업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고 알려졌지만 원재료를 가공해 기초소재를 만들고 공급하는 한국주강의 경우 원자재 가격 반응이 철근 등 일반적인 철강제품에 비해 느린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수주생산이다보니 계약 이후 고철가격이 오를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원자재 가격에 더욱 민감하다.
 
이와 관련 한국주강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3분기는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진하락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올해 흑자전환은 불투명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매출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자금인 운전자본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외상과 비슷한 개념인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증가는 기업의 현금을 묶이게 하는 효과로 이어져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철강업계에 대해 원재료와 제품가격 상승, 판매량 증가 등에 따라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되면서 재무부담이 소폭 확대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주강의 운전자본은 올해 3분기 말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3.1% 늘었다. 2020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8억원으로 유출폭은 더 커졌다.
 
영업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부진은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키우게 된다. 올해 9월 말 부채비율은 72.5%로 적정기준(200%)을 훨씬 밑도는 우수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54.8%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17.7%p 올랐다. 올해 3분기 말 차입금의존도는 32%대로 추정되는데 역시 작년말 27.9%보다 상승했으며 적정기준(30%)을 넘어섰다.
 
한국주강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할 수 있도록 수주가격을 올리는데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매입 규모가 늘어나기 때문에 운전자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수주가격 상승을 위해 영업활동을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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