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23년 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는 등 밸류에이션 상승기류를 탔다. 사진/우리금융지주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23년 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기류를 탔다. 오버행(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물량) 이슈가 여타 금융지주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게 했지만,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낙찰자는 유진그룹 계열 사모펀드(PEF)인 유진PE(4%),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매각물량은 지난 9월 공자위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공고할 때 예정했던 최대매각물량(10%)에 근접한 수준인 9.3%를 나타냈으며 모든 낙찰자의 입찰 가격은 주당 1만3000원 초·중반대로 지난 4월 블록세일 주당 가격인 1만335원을 웃돌게 됐다. 공자위는 이번 매각으로 약 8977억원의 공적자금이 회수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12조800억원 중 12조3000억원이 회수되며 회수율은 96.6%로 치솟게 된다. 예보의 지분도 기존 15.13%에서 5.83%로 떨어진다. 1998년 정부는 예보를 통해 한일·상업은행에 공적자금 투입을 시작했으며 두 은행은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전신이다.
특히 공자위는 사실상 완전 민영화라고 평가했다. 지분 축소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며 나머지 잔여지분 역시 주가 추이, 매각 시점의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신속하게 매각 완료할 것이라고 보탰다. 공자위는 공적자금 전액 회수 기준을 주당 1만193원으로 제시했으며 이날 우리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 상승한 1만3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금융이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밸류에이션 제고도 기대되고 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주가는 예보 지분의 오버행 이슈로 타사 대비 상승 폭이 작았다”라며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민영화로 인한 경영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또 “여전히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증권사 인수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주당순자산가치(BPS) 전망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7배, 내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로 10% 수준의 총자산순이익률(ROA) 전망치 대비 현재 PBR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대형 은행주 중 가장 저평가됐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보는 내달 9일까지 대금 수령과 주식 양도 절차를 마무리함으로써 매각절차를 종결한다는 구상이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