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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적정 선발인원
공개 2021-11-26 08: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회계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인력난 심화”
“빅4 회계법인 인력이탈 고민…PE에서 스타트업까지 '러브콜'”
 
최근에 회계사 인력난이라는 신문기사가 자주 실린다. 회계법인들이 연말 감사 시즌을 앞두고 신입 회계사들을 많이 채용하고 연봉 인상을 하면서 회계사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의 회계사 인력난과 관련되어 몇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첫째, 회계법인에서 회계사 인력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인력난은 과거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과거에는 회계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회계사들이 회계법인을 떠났다면 최근에는 회계업계의 상황이 좋은데도 경력 회계사들이 사모펀드(PE)나 스타트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다른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떠나는 경우가 많아서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회계법인이 다른 영역에 진출하는 인재의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회계감사 시장의 변화가 Big4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회계법인)에서 non-Big4 회계법인으로의 이직을 증가시킨 측면이 있다. 신외부감사법의 시행으로 주기적 지정제의 도입과 직권지정이 증가하여 non-Big4 회계법인에게 감사인 지정이 많이 증가하였다. 또한 중?소형 상장법인이 non-Big4 회계법인을 선호한 경향이 심화되어 non-Big4 회계법인에서 회계사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이 Big4 회계법인 인력난의 한 이유가 되었다. 옛날과는 달리 non-Big4 회계법인의 급여 수준이 Big4 회계법인과 큰 차이가 없어진 것도 이직의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회계사라는 직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칼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쓴 논문에서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 중에 회계 관련 직업이 상위권에 포함된 후 회계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인력난이니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회계사가 없어질 직업 최상위권에 오른 것은 회계를 단순반복적인 계산으로 오해하고 회계사의 업무를 단순히 숫자 확인을 하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또한 회계사가 회계감사만 하는 것은 아니라 세무업무와 경영자문업무 등 많은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이루어진 연구라고 생각한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회계법인의 2020년 전체 매출액 중 회계감사는 34.0%이고 세무업무 29.0%, 경영자문업무 32.9%, 기타 4.1%였다. 즉, 회계감사는 회계법인 전체 매출액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에 지난 2017년 1월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인공지능(AI)이나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을 직업’ 1순위로 회계사가 선정된 적도 있었다. 
 
회계사 인력난의 기사를 보며 회계사의 적정 선발인원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올해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1100명이었고, 실제로는 1172명이 합격했다. 인력난이면 선발인원을 늘리면 되지 않냐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는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신외부감사법 도입으로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이미 수년간 많은 회계사를 선발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감사기법 발달로 향후 감사를 하는 회계사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회계사 부족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한번 선발한 회계사는 계속 회계업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회계사 선발인원을 단순히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회계사 인력난은 회계사 선발인원과도 연결되고 대학에 있는 필자로서는 제자의 취업과 직접 관련되므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 있는 필자 입장에서는 4대 회계법인에 취업할 정도의 선발인원이면 좋겠다. 일단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제자들은 교육훈련을 잘 받을 수 있는 Big4 회계법인에 취업하길 원한다. Big4 회계법인과 non-Big4 회계법인 간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회계사 시험에 갓 합격한 제자들 입장에서는 규모가 큰 Big4 회계법인에 입사해야 수습회계사로서 교육훈련을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1,165명이 Big4 회계법인에 입사하여 합격인원(1,172명)과 비슷하였다.
 
회계사 적정 선발인원에 대해서는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 큰 안목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서 잘 결정되길 바란다. 내년 2월에 치러질 회계사 1차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제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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