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백아란 기자]
DB금융투자(016610)가 올해 3분기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건전성에 대한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기업 여신과 투자자산 부실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위험노출액) 부담이 내재된 탓이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DB금융투자가 발행하는 제428회 외 DLB, 제679회 외 ELB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DB(012030)금융그룹 기반의 신인도와 영업망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에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증권업 특성과 시장구조, 감독규제 등을 감안할 때 산업 위험이 다소 낮다는 판단이다.
표/한국기업평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1066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575억8000만원) 대비 85.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34억원으로 83.5% 늘었고, 영업수익은 1조951억원으로 12.2%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DB금융투자의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업여신 익스포저가 자본 완충력 측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DB금융투자의 최근 3개년(2018~2020년) 평균 저위험자산 비중과 순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각각 59.5%, 3.1%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순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7%로 하락했지만 기업여신은 5112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358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44.7%다. 이 가운데 무등급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89%를 차지했으며 기타가 11%로 나왔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를 부담하지 않은 점과 투자건별 금액 분산도가 높은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우발채무의 대부분이 무등급·후순위 PF와 무등급 기업 대상 투자로 이뤄진 점과 분양 개시 후 상당기간이 소요됐음에도 분양률이 미진한 사업장이 일부 존재하는 점, 최근 체결된 매입확약 비중이 큰 편으로 분양성과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우발채무 관련 신용위험 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예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우발채무 중 대부분(99.4%)이 매입확약으로 이뤄져 있고, 무등급 기업 대상 중순위·후순위 지급보증이 전체 우발채무의 대부분(87.0%)을 구성한다는 점은 질적 부담요인”이라고 꼽았다. 리스크 관리 변화에 따른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사진/DB금융투자
이 연구원은 또 “올해 6월 말 순자본비율(연결기준)은 359.3%, 영업용순자본 대비 총위험액(별도기준)은 279.3%로 절대적 수준은 우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업계 평균 대비로는 다소 낮아 향후 추가적인 위험인수가 일정부분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브로커리지 관련이익의 감소와 연결대상 수익증권의 평가이익·비경상적이익의 기저효과로 인해 증권업황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안 연구원은 “증시거래 규모의 완만한 감소 추세와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 전망 등 증권업 영업환경 저하가 예상되는 점과 상반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증권업 전반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호텔·항공·운송 등과 관련한 기업·실물자산 익스포저 관련 건전성 부담도 내재한다”면서 “DB금융투자의 경우 위탁매매 수익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증시의 부정적인 방향성은 경쟁사 대비 실적에 민감하게 반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