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올해로 열다섯 살을 맞은
컴퍼니케이(307930)파트너스는 지식서비스, 바이오·헬스케어,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180여개 기업에 투자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여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펀드 결성 등 운용자산(AUM) 규모는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성장산업 분야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는 직방, 리디, 뤼이드,
지니너스(389030),
고바이오랩(348150),
안트로젠(065660) 등이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서 투자총괄을 맡은 이강수 대표는 기업의 설립부터 성장을 함께하며 기업공개(IPO) 등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강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이강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VC(벤처캐피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카이스트에 진학해 취업을 앞둔 상황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선배들은 대기업이나 연구소 등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창업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창업을 위해서는 사업 아이템, 자본, 함께 할 사람이 필요했다. 자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돈과 친해질 수 있는 금융권으로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공대생이 갈 수 있는 금융권은 리스 회사와 창업투자회사 두 곳뿐이었는데, 창업투자 쪽에 더 매력을 느껴 VC 업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올 한 해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 사안이 있다면?
△올해는 작년보다 15% 증가한 1300여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전반적으로 VC 업이 커지면서 그 안에서 우리의 포지션도 점점 깊고 넓어지고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특징은 한 번 인연을 맺은 회사에 여러 차례 후행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설립부터 성장 단계별로 모든 주기에 걸쳐 투자하게 되는데, 올해도 이런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IPO 사례에 대해 소개해달라.
△먼저, 지난 8일 상장한 지니너스가 있다. 2017년 전문성도 넓히고, 네트워크를 키우기 위해 삼성융합의과학원에 입학하게 됐는데, 수업을 듣던 중 지니너스 대표이사인 박웅양 교수를 만나게 됐다. 지니너스 법인 설립 전 박웅양 교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사업에 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때마침 삼성병원에서 병원 의사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처음 가동하게 됐는데, 지니너스는 삼성서울병원 1호 스핀오프 기업으로 탄생하게 됐다. 지니너스와는 설립 때부터 함께 해온 관계라고 볼 수 있다. 2018년에 설립해 4년 만에 상장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준비를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작년 11월에 상장한 고바이오랩이 있다. 여기는 시리즈 A부터 투자에 참여했고, 최근 또 투자를 결정해 총 투자 규모는 127억원이다. 고광표 대표도 설립 초기부터 만나 상장까지 함께 했다. 앞단에 인연을 맺을수록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스킨십이 더 많은 것 같다. 보통 역경은 초기 투자 이후에 겪게 되는데, 그 어려움을 팔로우 투자를 통해 같이 해결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상장한다고 끝이 아니라 계속 투자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만이 가지고 있는 VC 투자전략이 있다면?
△선호하는 투자 기업은 성장하고 있는 섹터로, 주된 관심 분야는 현재 시장에 없는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대상은 초기 기업일 수밖에 없다. 실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전체 투자 건수 중 40%가 초기 투자다. 개인적으로도 초기 단계의 투자를 좋아한다. 회사에서 투자총괄 대표를 맡고 있지만, 심사역 중 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설립하는 단계에서부터 도움을 주는 역할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손도 많이 가고, 쉽지 않지만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
다만, 초기 기업의 떡잎을 잘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우리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성장하는 분야를 잘 고르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열심히 노를 젓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향을 잘 잡는 게 이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에서 투자총괄 대표를 맡고 있는데, 향후 투자에 있어 어떤 부분을 강화할 생각인가?
△회사의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시장의 전체 변화에 앞서 포석을 둬야 한다. 우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변화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투자총괄 대표로서 전체 심사역들과 함께 노를 젓지만, 배의 키를 잡은 사람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말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늘 새롭게 변화하는 부분을 탐색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리더로서 변화의 포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앞으로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투자 분야 중 ‘바이오’에 집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가장 큰 영향은 삼성융합의과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바이오 분야는 사이언스에 기반하다 보니 개인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학교수나 연구소에 있는 분, 전문성 있는 분들은 창업을 어려워한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창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에서 더 관심을 두게 됐다. 심사역은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것을 리스크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분야에서 평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바이오 분야는 사람의 역량과 보유하고 있는 기술, 경험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데, 이를 찾아내고 기업을 만들어서 성장시키는 것이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한국 VC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미 잘 성장해오긴 했지만, 보완돼야 할 부분은 존재한다. 기업가정신에 기반해 많은 창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VC 입장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많은 씨앗이 뿌려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양질의 기업들이 많이 창업할 수 있는 문화가 됐으면 한다. 창업을 많이 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창업했던 분들이 또 다른 창업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과 토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VC 분야에서 일하면서 지녀야 할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후배들한테 많이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오래 일했으면 좋겠다. 투자라는 게 아무리 짧아도 2~3년 정도다. 그런데, 그 안에 그만두면 투자 기업에 대한 회수는커녕 어떻게 바뀌는지 보지도 못하게 된다. 투자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사도 중요하지만, 담당 심사역도 중요하다. 담당 심사역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면, 기업에 대한 히스토리와 기업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좀 더 긴 호흡으로 한곳에 남아줬으면 좋겠다. VC 사이클이 있는데, 청산 기간까지 생각하면 7~8년 정도다. 이 한 사이클을 후배들도 충분히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이강수 대표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VC는 본질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인데, 한 축으로는 기업이, 또 한 축으로는 출자자가 있다. 우리한테 출자하신 분들에게 전문성에 기반해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출자의 선순환이 이뤄져 좋은 기업에 지속해서 투자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이런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