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퍼 사장 "2025년까지 다양한 가격·종류의 전기차 신차 10종 출시"한국지엠, 실적·판매량 부진 이어져···"반도체 부족,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본격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지엠의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GM 측은 산하 브랜드 GMC를 국내에도 도입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은 12일 인천 GM 디자인 센터에서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국내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오는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라며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트럭·SUV·크로스오버·럭셔리 모델까지 우리 고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는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키퍼 GMI 사장은 GM의 미래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하면서 “한국 사업장은 국내에서 생산해서 전 세계에 수출하는 차량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수입 차량을 결합, 지속 가능한 수익성 목표를 향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 두 개의 핵심 차량 플랫폼을 통해 국내 제조 사업장의 생산 역량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수출과 내수 시장의 고객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GMC의 풀사이즈 픽업 트럭 시에라. 사진/GMC
한국지엠은 이날 전기차 외에도 수입차 제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쉐보레의 플래그십 모델 ‘타호’를 내년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동시에 풀사이즈 최고급 픽업트럭 ‘GMC 시에라’를 국내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GMC는 GM 산하의 레저용 자동차(RV) 브랜드다.
카젬 사장은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많은 고객이 타호의 국내 출시를 기다려 왔고, 콜로라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GM의 독보적인 트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라며 타호와 GMC의 국내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GM의 이번 한국 시장 공략 계획으로 한국지엠의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분석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매출은 지난 2014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3093억원·당기순손실은 2968억원가량이었다.
반도체 부족 문제로 자동차 판매량도 급감했다. 한국지엠의 지난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총 68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이상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가 2493대로 64.7% 감소했고, 수출은 무려 82% 줄어든 4382대를 기록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신임 부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내수와 글로벌 시장 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대형 SUV 모델인 쉐보레 트래버스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3% 늘었다. 지난 9월에는 3개월 연속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 내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트레버스의 이 같은 성과는 GM이 GMC 브랜드를 국내에 출시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키퍼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해 "올 한해 반도체 사태로 GM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지만 4분기부터 낙관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영향이 있겠지만 그 이후에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의 볼트와 타호, SUV 모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양한 전기차 제품과 고급 SUV를 선보이는 것은 흑자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