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 연말에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특히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둬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되면서 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일 오후 사내 게시판에 인사제도 개편과 관련한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사측은 공지문을 통해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제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진/뉴시스
이어 “임직원의 업무와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내부의 다양한 의견과 외부 전문가 자문, 국내외 기업 벤치마킹 등 다각도로 의견수렴을 거쳐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부서장 등 임직원 의견을 청취한 뒤 확정해 이달 말 부서별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개편안이 내년에 적용되면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 및 임직원의 변화 요구에 대응해 연공형 직급 폐지, 수평적 호칭 시행, 역량진단 시범 적용, 리더십 진단 도입 등 다양한 인사제도 개선을 진행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7년 3월부터는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해 임직원 간 호칭도 님, 프로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해 왔다. 다만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4단계인 직급을 더 단순화하거나 좀 더 수평적인 호칭을 정착화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사제도 개편을 예고한 것으로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한 방향성이 강화되는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을 맞아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나가자'고 언급한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뉴삼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연말 임원인사도 앞두고 있어 이번에 삼성전자 인사 개편안이 발표되면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인사와 조직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변화를 주면 다른 대기업에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근 자기의사 표현이 강해진 MZ세대가 늘어나면서 대기업 역시 이들을 포괄하는 조직문화 형성에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